[게임위드인] '스팀'으로 몰려가는 K게임…밸브 한국 진출도 성사될까
김주환
입력 : 2025.06.07 11:00:01
입력 : 2025.06.07 11:00:01

[밸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PC·콘솔 크로스 플랫폼 게임 비중을 늘리는 국내 게임업계가 일제히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으로 달려가고 있다.
해외 게임업체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한 개정 게임산업법이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면서 스팀이 국내 심의제도에 편입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팀 캡처]
◇ '스팀' 타고 글로벌로 나가는 한국 게임 넥슨은 지난 2일 스팀에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모바일 게임 대표작 '블루 아카이브' 페이지를 개설하고 스팀 버전 출시를 예고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기존에도 구글 플레이와 원스토어가 제공하는 앱 플레이어를 통해 PC에서 플레이가 가능했으나, 스팀 버전은 별도의 클라이언트(실행 프로그램)를 사용할 전망이다.
넥슨 자회사 넥슨게임즈[225570]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 스팀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용자 경험을 향상하고 기존에 동아시아권 시장이 중심이었던 게임의 저변을 북미·유럽까지 넓히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넷마블[251270]도 기존에 모바일 앱 마켓과 자체 PC 런처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하던 '나 혼자만 레벨업'을 올해 하반기 스팀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올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PC 버전 론칭 플랫폼으로 스팀을 택했다.
지난달 출시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역시 북미·유럽 지역에 스팀 버전을 내놨다.
엔씨소프트[036570]는 북미지사 NC 아메리카가 서비스하는 대표작 블레이드&소울의 리뉴얼 버전 'NEO'를 북미 지역에 선보였다.
엔씨소프트가 올 하반기 한국과 대만 시장에 출시 예정인 '아이온2' 역시 내년 북미·유럽 지역 출시를 준비하면서 쓰론 앤 리버티(TL)의 전례처럼 스팀에 출시될 전망이다.
시프트업[462870]은 작년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으로 선보인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버전을 오는 12일 스팀으로 전 세계에 출시한다.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스팀 출시를 본격적인 이용자층 확장의 계기로 보고, 모바일 게임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와의 협업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출시와 동시에 PC 버전 출시를 진행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촬영 김주환]
◇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 내년 시행…게임위 "스팀과 논의 중" 스팀은 PC에서 가장 지배적인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지만, 이를 운영하는 밸브 코퍼레이션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비상장 기업으로 재무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데다, 스팀을 전 세계에서 서비스함에도 해외 지사나 사무실을 거의 두지 않는 독특한 운영방식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밸브의 2021년 연 매출이 65억 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해 미국 법원 소송에서 공개된 서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밸브 직원 수는 약 336여명이었다.
직원 1인당 올린 평균 매출액은 일렉트로닉 아츠(EA)·액티비전 블리자드 같은 미국 대형 게임 퍼블리셔는 물론 구글·애플·MS 등 주요 빅테크를 뛰어넘는다.
이런 가운데 밸브가 정식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국내 대리인을 선임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10월 시행되는 개정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국내에 주소나 영업장이 없는 게임 배급업 또는 게임 제공업자는 관련 법적 의무를 다할 대리인을 서면으로 지정해야 한다.
이같은 의무는 지난 4월 공개된 같은 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전년도 총매출액이 1조 원 이상이거나 3개월간 월평균 이용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라면 모두 적용된다.
게임사가 유료 아이템을 판매한 뒤 빠르게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른바 '먹튀' 식 운영을 방지하고,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등 소비자 보호 조치를 해외 업체에도 동등하게 적용하고자 만들어진 조항이다.

[게임 화면 캡처]
밸브는 자체 개발한 1인칭 슈팅게임(FPS) '카운터 스트라이크 2'(CS2)와 전략 대전 게임 '도타 2' 등에서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중 CS2의 경우 확률 정보를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고, 도타 2는 아이템별 메뉴에서 획득 확률을 일부 밝히고는 있지만 양식이 문체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과는 맞지 않는다.
밸브는 현재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 않은데, 10월 대리인 지정제도 시행에 맞춰 국내에 사무실을 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밸브가 2018년 중국 퍼블리셔 퍼펙트월드와 협력해 스팀 중국 버전을 내놓은 전례를 볼 때, 한국 협력사나 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앞세워 법적 의무를 다할 수도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밸브 사와 소통 채널을 통해 한국의 게임 규제 변동 상황을 알리고, 국내 자체등급분류사업자 등록을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juju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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