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오름세 막아라" 정부 비축미 방출 초읽기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6.11 20:14:06 I 수정 : 2025.06.11 22:58:54
산지가격 한가마 20만원 육박
日 급등 교훈 삼아 선제대응




정부가 4년 만에 정부양곡을 시장에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쌀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일본처럼 비축미를 적시에 방출하지 못해 가격이 급등했던 사례를 방지하려는 조치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양곡 공매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쌀값은 80㎏ 한 가마에 19만9668원으로, 열흘 전보다 1.9% 상승했다. 정부는 쌀값이 80㎏당 21만원을 초과하면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마지막으로 비축미를 시장에 방출한 것은 2021년이다.

농식품부는 쌀값이 아직은 안정적이지만, 이번 방출 검토는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른 가격 상승과 일부 산지 유통업체의 벼 확보 난항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전에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간 재고는 지난달 30일 기준 54만t으로, 이는 쌀 수급이 균형을 이뤘던 2020년 재고량(57만t)과 유사한 수준이다. 참고로 지난해 민간 재고는 77만5000t에 달했으며, 당시 정부는 과잉 생산을 이유로 26만6000t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이번 정부 조치는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적기에 비축미를 방출하지 못하면서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일본은 2023년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9만t 줄었는데, 여기에 기상청의 지진 가능성 경고까지 겹치며 사재기가 확산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조치를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명분 쌓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쌀 과잉 생산을 이유로 감산을 주장해온 농식품부가 비축미를 방출하려는 것은 정책 기조의 급격한 선회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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