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양식장 늘렸다 안 팔리면요?”...김 수출 호황에도 해수부는 딜레마 [세종 인사이드]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5.06.13 07:23:51
입력 : 2025.06.13 07:23:51
물량확보 위해 양식면적 늘릴땐
어가 반발·과잉 공급 우려 겹쳐
어가 반발·과잉 공급 우려 겹쳐

김 수출 증가 호재에도 불구하고 해양수산부가 뜻밖의 고심에 빠졌다. 늘어난 수출 수요에 대응하려면 김 재배 면적을 확대해야 하는데, 자칫 생산량 증가로 김 값이 떨어지면 어가에 피해가 발생하므로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른 김 10장의 소매가는 1350원으로 전년 동기(1287원) 대비 4.8% 올랐다. 지난해부터 고수온과 수출 호황이 겹치면서 가격이 급상승했는데, 올해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이면서 더 올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누적 수출량은 5137만속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많았다. 수출 금액은 수출 단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14.6% 많은 4억9595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호황을 맞이한 김 제조업체와 수출업체들은 해수부가 양식 면적을 넓혀 김 생산량을 늘리길 바라고 있다. 한국 김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MI는 “6월 김 수출량은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요가 높게 유지되고 있어 전년 동월(889만속) 및 평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기본관세로 수출 물량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있었으나, 오히려 4~5월 수출은 늘어났다. 미국에서 한국 김의 경쟁 상대는 중국산인데, 중국은 보편관세에 더해 개별관세까지 부과되면서 한국 김에 가격 경쟁력이 더해졌다.
하지만 김 생산 어가들은 무작정 양식 면적을 확대하기보다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생산 어가 관계자는 “올해 초 김이 풍작이었을 때 대량 생산한 김을 버리는 사태까지 일어났다”며 “생산 면적을 늘린다면 폐기 시 지원금이나 계약재배 같은 지원책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김 재고가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KMI에 따르면 올해 5월 김 재고량은 7200만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75.6% 많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김 가격이 오르면서 해수부가 김 양식 면적을 크게 늘린 탓이다. 작년 해수부는 양식 면적을 2700㏊ 더 늘렸다. 원양에서 시험재배 면적도 1000㏊ 허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김 양식 면적이 6만4000㏊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6%가량 늘린 것이다.
해수부는 이달 중 김 양식 면적에 대해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수출을 감안하면 양식 면적이 완만하게 증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지만, 어가 입장 등을 고려했을 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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