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 친화 정책 드라이브에 관련 펀드 석달새 1.6조 몰려 수익률도 고공행진 웃음꽃 올들어 수익률 최고 29%
이재명 대통령이 주주환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배당주 펀드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 기업들의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되면 배당성향이 확대되고 저평가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이면서다.
15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배당주 펀드에 488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3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무려 1조6499억원이 몰렸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배당주 펀드는 국내 배당주에 투자하는 'PLUS 고배당주'로 최근 1개월 새 1148억원이 순유입됐다. 해당 상장지수펀드(ETF)는 유동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중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30개를 선별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배당성향이 높은 금융, 보험, 자동차 등 업종의 배당주에 두루 투자하며 국내 주식형 배당 ETF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최근 한 달 새 15%, 연초 이후 29.0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펀드는 최근 일주일 새 473억원이 몰리면서 유입세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을 언급하자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모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도 지난달 20일 신규 상장된 이후 34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최근 일주일 사이 161억원이 몰리며 역시 유입세가 가속화됐다.
채권혼합형 상품인 'PLUS 고배당주채권혼합'에도 한 달 새 자금 650억원이 몰렸다. 이 펀드는 주식 40%, 채권 60% 혼합으로 구성되며, 연 4~4.5% 분배금 지급이 목표다.
지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배당주 펀드의 인기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와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에 각각 607억원, 453억원이 순유입된 바 있다.
실적이나 자산 규모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된 가치주도 밸류업 정책 수혜주로 꼽힌다. 저평가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에는 최근 한 달 새 38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신영밸류고배당펀드'와 '신한TopsValue펀드'에 각각 277억원, 25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다만 가치주 펀드의 경우 최근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유입세가 다소 잦아든 모양새다.
에프앤가이드가 가치주 펀드로 분류한 국내 109개 펀드는 최근 한 달 새 12.94%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주회사를 비롯해 건설, 소비재 등 수년째 주가가 다소 억눌렸던 가치주가 최근 단기 급등한 영향이다.
개별 펀드별로는 '스팍스한국엄선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이 20.23%로 가치주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외 '신영마라톤지주회사펀드'(18.49%), '트러스톤밸류웨이펀드'(18.49%) 등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ETF 중에서는 'TIGER 우량가치'와 'HANARO 주주가치성장코리아액티브'가 각각 20.2%, 16.6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 연기로 상법 개정안 표결이 미뤄졌지만 이른 시일 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법 개정안 통과로 소액주주의 권한이 확대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따른 추가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지주사·증권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중소형 지주사는 성과가 부진한 상황으로 (상법 개정안 통과로) 집중투표제가 시행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확대될 경우 중소형 지주사가 이에 후행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정안 역시 조속한 통과가 기대되는 만큼 고배당 종목도 수급 유입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