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합의 거통고조선하청지회, 철탑 고공농성 97일 만에 해제

노사간 고소고발 취하·470억 손배소송도 취하 준비…한화오션 노사관계 훈풍 부나
정종호

입력 : 2025.06.19 16:10:58


임단협 합의서에 도장 찍는 김형수 지회장(왼쪽)
[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서울=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서울 한화 본사 앞 30m 높이 철탑에서 노동권 보장과 단체교섭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형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97일 만에 땅을 밟았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 등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김 지회장의 고공농성 해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지회장은 농성 철탑에서 임단협 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조선하청지회 회견 중 지상으로 내려왔다.

지난 3월 15일 고공농성에 들어간 지 97일 만이다.

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 협력사와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쳤고, 이날 조인식을 했다.

노조는 회견에서 "상용직 하청노동자 고용 확대와 임금인상, 차별 해소가 한국 조선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0만 조선하청노동자와 함께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더 크고 더 넓고 더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이 끝나고 김 지회장은 병원으로 이동해 건강진단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기자회견
[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한화오션 하청 노사는 2024년 임금·단체협상 교섭에 잠정 합의했다.

교섭 쟁점이었던 상여금 50% 인상을 비롯해 산업재해 은폐 근절 등 세부 조항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과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가 노사 간 진행 중인 모든 고소·고발 사건을 서로 일괄 취소하기로 했다.

사측은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이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직원들의 권익 신장에 필수 불가결하다는 점을 노사가 모두 공감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이던 2022년 6월, 51일간 도크 점거 등 파업과 관련해 조선하청지회 상대로 제기한 47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도 준비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노사가 다 같이 잘 되는 상생과 협력을 위해 대승적으로 470억 손해배상 소송 취하를 준비 중이다"며 "현행법상 파업에 따른 경영 손실을 그대로 둘 경우 경영진 배임 등 법률적 리스크가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포함해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 취하 등 노사 화합 조치가 장기적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청 노사 임단협 합의와 고공농성 중단, 고소·고발 취하, 47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 검토 등으로 한화오션 노사 관계에 훈풍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jjh23@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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