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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국내 유일의 수소 전기 승용차인 현대차 넥쏘는 현대차그룹의 27년수소 개발 역사가 집약된 차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소 전기 승용차이기도 한 넥쏘는 현대차그룹을 수소 모빌리티 분야 선도자로 자리매김하게 했지만 2018년 출시 이후 상품성 개선 모델이나 후속 모델이 부재해 판매량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에는 수출 대수가 0대에 그치는 달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7년 만에 넥쏘의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넥쏘'(신형 넥쏘)를 출시했다.

신형 넥쏘는 기존 넥쏘의 단점으로 지적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가속감 등 주행 성능, 실내 공간을 모두 개선한 야심 모델로, 침체된 수소 전기 승용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신형 넥쏘는 현대차의 새 디자인 언어 '아트 오브 스틸'이 반영된 영향인지 이전보다는 강인한 이미지가 강조된 느낌이었다.

특히 전면 주간주행등과 후면 콤비 램프에 현대차그룹 수소 브랜드 'HTWO' 심볼을 형상했는데 신형 넥쏘를 통해 수소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는 현대차의 의도가 드러나 보였다.

운전석에 타보니 이제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급(SUV)에 걸맞은 실내 공간이 체감됐다.

이전 넥쏘는 차체에 비해 실내 공간이 비좁다는 평이 많았다.

전장(4천750㎜), 축거(2천790㎜), 전고(1천640∼1천675mm) 등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지만 측면과 후면부의 직선형 디자인으로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의 거리)이 길어진 것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듯싶었다.

루프 전체에 고정 유리를 적용한 것도 실내를 더욱 넓어 보이게 했다.

또 트렁크를 열어보니 한눈에도 골프가방이 최소 3개 정도는 들어갈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2열 좌석을 접을 시에는 이전 모델 대비 적재 용량이 164L나 늘어난다는 현대차 직원의 설명이 돌아왔다.




인천 영종도의 한 카페까지 왕복 100㎞가량의 시승을 시작했다.

시동을 켜고 저속으로 도심을 달려보니 전기차 주행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전 넥쏘는 전기차보다 소음이 있다는 평이 있었는데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번 시승에서 제일 유심히 살펴본 것은 신형 넥쏘의 고속 주행 성능이었다.

수소차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와 산소를 공급받아 전기를 발생시켜 차에 동력을 제공하는 연료전지 스택이 장착돼 있다.

수소차는 이러한 스택 장착 여파로 주행 시 '울컥'거리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추월이나 오르막 등 큰 힘이 필요한 상황에서 차가 치고 나가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의 개선 여부를 보기 위해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액셀을 밟으니 전기차와 유사한 느낌으로 힘 있고, 매끄럽게 차량이 나갔다.

이전 모델처럼 힘이 달린다는 느낌도 전혀 받지 못했다.

150kW급 전동모터를 적용하고, 스택과 고전압 배터리의 출력을 각각 94kW, 80kW로 키웠다는 현대차의 설명이 틀리지는 않았다.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상황이지만 불안하지 않은 안정감도 전기차에 뒤지지 않았다.

다만 전기차와는 다른, 내연기관차에 더 유사한 주행 질감도 느껴졌는데 스택의 개입으로 이런 차이가 나타나나 싶었다.

곡선주로 주행이나 회전 시에는 몸이 좀 기울어졌는데 여기에선 전기차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현대차는 신형 넥쏘를 출시하며 수소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충전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루트 플래너' 기능을 적용했다.

루트 플래너는 최적 주행 경로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과 함께 전국 219개 수소 충전 인프라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에 따라 시승 중에서도 인근 수소충전소의 운영 여부, 대기 차량 현황 등을 계속해서 체크할 수 있었다.

또 5분 충전만으로 최대 72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달성하고, 시승 후 연비도 99.3km/kg로 만족스러웠지만 이러한 개선이 충전 인프라 부족과 이에 따른 운전자 불안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vivid@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