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은준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본인 제공
지난 칼럼에 이어 올해 초 필자가 참가한 'AI 국제영화제'에서 '디너 데이트'(Diner Date)라는 작품으로 수상한 후 토론에서 나눈 내용을 정리해봤다.
영화제가 열린 곳이 미국 할리우드다 보니 아무래도 미국의 인공지능(AI) 정책 변화와 관련된 내용이 오갔다.
필자가 참가한 세션에서는 '미국의 AI 정책 변화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에서 온 영화 제작자의 자격으로 미국 AI 정책 관련 질문을 받는 것이 다소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콘텐츠 산업 전반의 표준은 아무래도 미국 기준을 따르므로 소신껏 답변했다.
질문자는 필자에게 미국 정부가 최근 신중하고 자체 규제가 많았던 AI 접근 방식에서 최소한의 규제로 신속한 AI 개발과 투자를 우선시하는 더욱 공격적인 전략으로 전환한 현실에 대한 배경을 먼저 알려줬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현상이 AI 콘텐츠 제작의 혁신, 책임, 위험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물었다.
필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미국은 기존의 자율규제적 접근에서 벗어나 AI 연구와 산업 발전을 적극 장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AI에 대한 접근 방식은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기술 발전을 가능하게 해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규제가 없다면 AI 개발을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윤리적·법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신뢰할 수 있는 뉴스와 가짜 뉴스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거나, 딥페이크 사기, 혹은 사회적 불평등을 강화하는 편향된 알고리즘을 생성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책임과 윤리를 보장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다음 질문으로는 AI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영향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어지는 질문은 "AI의 이러한 변화가 기술적 혁신(양자 컴퓨팅 등)과 더 광범위한 사회적 영향(개인 정보 보호, 지식재산권, 권력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귀하의 견해가 듣고 싶다"며 "또, 이러한 변화가 이야기 산업, 영화 제작의 미래, 그리고 실제로 우리 사회 전체를 재편하는 방향성"에 관해 물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AI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지식재산권법, 개인정보 보호, 그리고 영화 산업 내 권력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AI가 만든 영화의 소유권과 AI가 시나리오를 작성하면 저작권은 AI에게 있는지 혹은 이를 개발한 프로그래머에게 있는지 등이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이라며 "AI가 대중의 데이터를 학습해 만든 콘텐츠가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는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고, AI를 활용한 영화 제작이 일반화될 경우, 전통적인 영화 산업의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음 세션은 세계 각국의 AI 규제 차이와 영화 산업에 관한 주제로 이어졌다.
많은 토론자가 필자에게 다양한 질문을 했다.
국가별로 다른 AI 규제의 차이도 중요한 이슈다.
한 전문가가 필자에게 "미국, 중동, 중국이 신속한 AI 개발을 추진하는 동안 유럽은 지식재산권, 개인 정보 보호, 노동 보호에 중점을 두고 보다 신중한 규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접근 방식의 주요 차이점에 대한 귀하의 견해와 이런 차이가 글로벌 AI 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필자는 "세계적 AI 규제를 살펴보면, 각 지역이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 흥미롭다.
미국, 중국, 중동 지역은 빠른 AI 개발을 목표로 하는 반면, 유럽은 개인정보 보호, 노동권, 지식재산 보호 등을 강조하며 보다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각 방식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고 유럽의 엄격한 규제는 AI의 윤리적 사용을 보장할 수 있지만, 동시에 혁신의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
반면, AI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들은 경쟁력을 갖추겠지만, 장기적으로 윤리적 문제에 직면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토론과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한 전문가는 AI 규제의 방향성과 영화 산업의 변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상이한 규제 전략이 영화 제작과 기타 창의적 분야에서 AI의 위치를 어떻게 정리할지 귀하의 견해가 궁금하다"며 "더 엄격한 규제가 윤리적 이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혁신을 늦추고 특정 산업을 뒤처지게 할지 귀하의 생각을 알려달라"고 물었다.
필자는 "AI 규제의 방향성은 영화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며 강력한 규제가 윤리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AI 기반 창작 도구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결국, 기술 발전과 윤리적 고려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각국의 정책적 대응이 영화 산업의 미래를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창작과 제작을 함께 해온 필자는 이번 세션에서 만난 수많은 전문가의 질문을 통해 한껏 더 성장한 느낌이었다.
그것이 바로 AI와 함께 한 '생각의 탄생'의 순간일 것이다.
많은 점을 깨닫게 해준 'AI 영화제'였다.
이은준 미디어아티스트·인공지능 전문가 ▲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