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문 연 北 원산 해안관광지구 첫 러시아 관광객 맞아

BBC 보도…러시아인 대상 일주일 여행 상품 248만원 "2017년 北 실사단 스페인 휴양도시 베니도름 답사"
김용래

입력 : 2025.07.12 16:10:48


북한판 복합리조트 원산갈마관광지구 개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국내에서만 사용 가능.재배포 금지.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No Redistribution]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북한이 스페인 휴양도시 베니도름을 참고해 강원도 원산에 건설한 복합리조트가 이번 주 첫 러시아 관광객들을 맞았다고 영국 공영 BBC방송이 12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준공식을 열고 7월 1일 내국인을 대상으로 먼저 개장한 바 있다.

러시아 관광객들의 첫 투어 출발일로 알려진 지난 7일 전에 러시아의 한 여행사에 BBC 취재팀이 고객으로 가장해 문의한 결과 러시아인 12명이 상품을 예약했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BBC는 전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서의 사흘을 포함한 일주일간의 북한 여행 비용은 약 1천800달러(248만원 상당)로, 러시아 근로자 평균 월급보다 60%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해당 러시아 여행사 측에 따르면 오는 8월에도 두 차례 추가 여행 상품이 예정돼 있으며, BBC는 러시아 여행사 총 세 곳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가 포함된 투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가 입수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초기 계획에 따르면 북한은 연간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주요 대상은 중국과 러시아다.

이날 원산에서 열린 북러 외무장관 회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관광객들이 이곳을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러시아는 항공편 운항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BBC는 "원산갈마 관광지구는 북한 경제를 제재에서 재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군사 지원 이후 강화된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 굳건히 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BBC는 또 이 리조트 건설을 위해 북한이 스페인의 휴양지 베니도름도 사전 답사했다고 전했다.



원산갈마 워터파크서 물놀이하는 북한 주민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국내에서만 사용 가능.재배포 금지.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No Redistribution]

베니도름은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 알리칸테주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유명한 휴양도시다.

BBC는 공사 시작 1년 전인 2017년 김정은이 스페인에 실사단을 파견해 베니도름 리조트를 둘러보도록 했다면서, 북한 관계자들을 안내했던 스페인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북한 실사단을 안내한 마티아스 페레스 수치 씨는 BBC에 "(실사단에) 고위급 정치인들과 많은 건축가가 포함돼 있었고 많은 것을 메모했다"면서 이들이 테마파크와 호텔, 선착장 등을 둘러봤다고 말했다.

북한이 제작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지도에는 해변에 43개의 호텔, 인공호수 주변 게스트하우스, 캠핑장 등이 표시돼 있었으며, 위성사진에서도 일부가 확인됐다고 BBC는 전했다.

이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북한이 주민들을 가혹한 노동 조건과 장시간 근로를 핵심으로 하는 소위 '돌격대'로 동원하는 등 제도적인 강제노동 시스템을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임스 히난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소위 '돌격대'를 활용해 리조트를 건설했다는 보고들이 있다"면서 "막판에는 노동자들이 24시간을 일하며 공사를 끝냈다는 보고도 있었는데, 이들이 돌격대였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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