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자립펀드·생애 최초 국민연금 보험 지원… 혜택은 고소득층 몫?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5.07.18 15:29:23 I 수정 : 2025.07.18 17:35:22
입력 : 2025.07.18 15:29:23 I 수정 : 2025.07.18 17:35:22
보편적 복지정책 딜레마
취약 아동 지원 예산은 300억원 감액됐는데
아동 전원 지원 재원은 5년간 최소 4조 추가될 듯
“부모 소득 높을수록 지원금 자녀 자산 형성에 들어가”
18세 청년 첫 국민연금 지원책도 ‘부유층 재테크’ 지적
취약 아동 지원 예산은 300억원 감액됐는데
아동 전원 지원 재원은 5년간 최소 4조 추가될 듯
“부모 소득 높을수록 지원금 자녀 자산 형성에 들어가”
18세 청년 첫 국민연금 지원책도 ‘부유층 재테크’ 지적

18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달초 확정된 보건복지부 제2차 추경에서 올해 1510억원이 배정됐던 아동발달지원계좌 예산이 1210억원으로 300억원 감액됐다. 감액 이유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경기침체 등으로 저축률이 저조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동발달지원계좌(디딤씨앗통장)는 저소득층 아동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자산 형성 사업이다. 보호 대상 아동이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1:2 비율로 매칭(한도 월 최대 10만원)해 지원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납입률이 낮아 하반기 대상 인원 상당수가 한도까지 납입을 한다고 해도 300억원 이상이 남았기 때문에 해당 사업 예산을 감액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재명 정부가 대표적인 아동 복지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아이 자립펀드’가 이와 유사한 성격이라는 점이다. 저소득층은 실제로 유사한 제도가 있음에도 소득이 적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데, 이를 소득이나 자산과 상관없이 대상을 넓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0세~17세까지 아동 모두에 월 10만원 한도로 1:1 매칭 지원 펀드를 공약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재정여력 등을 감안해 지원 대상을 만 8세~17세, 국가 지원금도 월 10만원에서 월 2만5000원으로 줄이는 방안을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안했다. 축소된 안 만으로도 향후 5년간 약 4조원의 재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의도와는 달리 자칫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정책은 또 있다. ‘생애 최초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만18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 첫달치 국민연금 보험료를 국가가 납부해 국민연금에 자동으로 가입시키도록 하는 공약을 내놨다. 현재는 만18세 이상이더라도 소득이 생겨야 국민연금 가입이 되는데, 이제부터는 정부가 만 18세가 되는 청년들의 첫 보험료를 내줌으로서 가입 기간을 늘려 주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은 가입기간에 비례해 늘어나도록 돼 있어 연금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해당 제도는 과거부터 자산가들의 재테크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정한 소득이 없는 18세 자녀를 국민연금에 가입시킨 후,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부모가 보험료 납부를 면제받는 상태로 오랜 기간 두는 것이다. 그러다 자녀가 중년에 자금을 마련하면 과거에는 제약이 없던 ‘추후납부’ 제도를 활용해 그동안 내지 않았던 보험료 20~30년치를 한꺼번에 내는 식이다. 지금은 추후납부가 가능한 기간이 10년으로 제한돼 과거와 같은 정도의 제도 악용은 없겠지만 여전히 국민연금 사각지대보다는 기존 수혜층의 혜택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복지 전문가들도 재원 등을 감안했을 때 정책 설계가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자립펀드는 부모의 빈곤이 아동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고 아동의 자산 형성을 도워줘야 하는 계층에 타겟팅되는 게 맞다”며 “대상을 넓히기보다는 (필요한 계층에) 액수를 늘려서 지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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