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는 좋겠네...자사주 2천억 소각하겠다”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3.30 16:07:42 I 수정 : 2023.03.30 16:35:51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사진제공=SK스퀘어]
SK그룹의 지주사인 SK와 투자전문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가 각각 2000억~3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등 올해부터 주주환원 정책을 본격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주가가 3% 이상 올랐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소각까지 하는 ‘선진국형’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가 확대해나갈지 주목된다.

30일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현재 SK스퀘어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는 만큼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곧 실행할 예정”이라며 “자회사로부터 받는 경상 배당수입(3600억원)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것으로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또 “올해 10월 전 SK쉴더스 매각대금 4000억 원 이상이 입금되는데 이것은 스페셜 이벤트”라면서 “해당 몫을 주주들과 나누기 위해 이 중 2000억 원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쓰고 곧바로 소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소각할 자사주는 경상 배당수입의 1100억원과 SK쉴더스 매각대금 2000억원을 합쳐서 총 3100억원에 달한다. 3100억원은 전체 지분 6%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사주는 전량 소각으로 없어질 전망이다.

SK스퀘어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뿔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이같은 주주환원책을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다. SK스퀘어는 1여년 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한 후 주가는 반토막난 상황이다. 지난 2021년 11월 29일 분할 후 재상장 첫날 7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3% 오른 3만9300원에 거래를 마치긴 했지만 여전히 3만원대다.

앞서 지난달 SK스퀘어는 SK쉴더스 지분 약 30%를 스웨덴 사모펀드(PEF)인 EQT파트너스에 8646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 중 4500억 원을 EQT측에 인수금융으로 제공했으며 나머지 4146억 원은 현금으로 받을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가 이 중 절반 가량을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활용하겠다고 알린 것이다. 당초 지난해 SK스퀘어는 SK쉴더스에 대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시장 환경으로 인해 상장을 철회했다.

회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1조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 같은 재원을 바탕으로 매년 주주환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추가 투자를 위한 실탄까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 투자처로는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반도체 밸류체인이 지목된다.

한편 SK도 전날 공시를 통해 작년 매입한 자사주 1998억원(1.3%)에 대한 소각을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작년 취득한 자사주에 대한 전량 소각으로 2015년 SK C&C 와 SK 합병 이후 첫 자사주 소각이다. 소각 대상 주식수는 95만1000주(1.3%)로 소각 후 SK의 자사주 비율은 25.6%에서 24.6%로 하락하게 된다. 작년 3월 SK는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 기본배당,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자사주 소각도 주주환원 옵션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날 SK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3% 오른 17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주가도 지난 1년 동안 30% 가까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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