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국제("텅빈 해변에서 최고급 대우…" 러 관광객 北…)

임화섭

입력 : 2025.08.02 21:59:44
"텅빈 해변에서 최고급 대우…" 러 관광객 北원산 휴가 가보니WSJ, '김정은 야심작'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러 단체관광 소개 외국인 중 첫 일정…평양+원산 일주일 코스에 278만원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사람들로 연일 흥성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20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로 전국 각지의 수많은 근로자들과 청소년 학생들이 찾아와 "웃음과 낭만의 장관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고 선전했다.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한 관리자는 중앙TV에 출연해 "외국 관광 손님들을 잠정적으로 받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조선중앙TV화면] 2025.7.2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재배포 금지.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지난달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던 러시아인들의 경험담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사업인 원산 관광지구의 준공식을 6월 24일 열고 7월 1일에 개장했으며, 러시아 관광객 13명이 단체관광으로 평양을 거쳐 이 곳을 찾았다.

WSJ에 따르면 이 1주짜리 관광상품의 가격은 북한 당국에 지불하는 비용 1천400달러(194만원)에 더해 별도로 러시아 여행사에 내는 약 3만5천 루블(61만4천원)까지 합해 대략 2천 달러(278만 원)였다.

상품에는 매 끼 식사, 항공편, 기타 여행 비용이 포함됐으며, 간식, 다른 부수활동, 옵션 레저활동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단체여행 관광객 중에는 부부가 몇 쌍 있었으며, 그 중 한 쌍은 전에 북한에 가 본 적이 있었다고 WSJ는 전해다.

대부분은 여행 경험이 많고 부유한 이들이었으며, 미성년자는 없었다.

이들은 평양에서 사흘을 보낸 후 원산에 항공편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비행기를 이용할 수 없어 기차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관광객 중 일부는 이런 교통편 변경이 당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갈마지구 방문 일정과 겹치게 된 탓이라고 해석했다.

관광객들은 평양에서 원산까지 약 200㎞를 약 10시간이 걸려 기차로 이동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온 수의사 다리아 줍코바(35·여)는 "기차 창문으로 많은 구경을 할 수 있었다"며 북한 마을 모습과 농촌 풍경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줍코바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때 제한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평양-원산 왕복 항공편 탑승이 취소되면서 관광객들은 나중에 여행 일정이 끝날 때 현금으로 200달러(27만8천원)를 환불받았다.

원산에 도착한 러시아 관광객들은 북한 내국인과 외국인의 해변 구역이 서로 분리돼 있으며 풀장, 온수욕조, 사우나, 슬라이드가 설치된 워터파크에는 출입이 금지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모스크바에서 온 아나스타시야 삼소노바(33·여)는 "해안 전체가 텅 비어 있었다"며 "리조트 전체에 손님이 우리뿐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관광객들이 없어서 서비스는 훌륭했다면서 "진짜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 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광객들이 죽과 빵의 일종인 '브리오슈 번'을 달라고 하자 호텔 직원들이 신속하게 내놓았다고 한다.

또 손님들이 포터블 음악 스피커를 요청하자 직원들이 해변으로 가져다줬고, 발코니에 야외의자를 가져다달라는 요청도 즉석에서 실행됐다.

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는 루블화는 받지 않았으며, 러시아 관광객들은 물건을 사려면 미국 달러, 유로, 중국 위안화로 예치금을 넣어놓아야 했다.

지불은 계산대에서 전자팔찌를 찍으면 돈이 예치금에서 빠져나가도록 되어 있었다.

가격은 맥주 한 병이 0.60달러(830원), 얼굴 마사지가 15달러(2만1천원)였고, "대륙간탄도미싸일≪화성포-17≫형" 플라스틱 모델이 465달러(64만6천원)였다.

와이파이 사용 요금은 10분에 1.70달러(2천400원)였다.

줍코바가 제트스키와 쿼드바이크를 빌리는 데 비용이 얼마냐고 북한 직원에게물어봤더니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냥 무료로 빌려주더라고 전했다.

줍코바는 "모든 게 완전히 새 거였다"며 "냄새까지도 완전히 새 거라는 기분이 들었다"며 이제는 북한에 가보고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단체관광을 조직한 러시아 여행사의 마케팅 매니저 알렉산데르 스페바크는관광지구 운영에 약간의 미숙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서 "방해하지 마시오" 팻말을 문고리에 걸어뒀는데도 미화원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으며 샤워를 하려고 미리 보일러 설정온도를 높여뒀는데 호텔 스태프가 방에 들어와서 최저 온도로 낮춰버리는 일을 여러 차례 겪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갈마해안관광지구에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있으며 해수욕장과 다양한 체육·오락시설을 갖췄다고 소개하고 있다.

WSJ는 이번 주에 두번째 러시아 단체관광단이 갈마해안관광지구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imhwasop@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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