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예치금 이자가 은행 보다 낫다”...연 2%에 10조 몰린 코인통장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입력 : 2025.08.04 05:49:54
코인거래소 파킹자금 경쟁
빗썸·업비트 예치금 이용료
10대 증권사 평균보다 2배

고객유치 위해 이용료율 높여
일각선 치킨게임 우려 목소리




“업비트 예치금 이용료가 은행 이자보다 나은 것 같다.”

최근 코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글이 자주 올라온다. 업비트는 고객 예치금에 대해 2.1% 이자를 지급하는데 기본금리가 0.1% 수준에 여러 조건을 통해 한정적으로 우대금리를 주는 은행 파킹통장 이자보다 낫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멈추고 시장이 다소 약세를 보이면서 가상자산을 매각하고 현금화한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매월 이자가 지급되는 예치금 이용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고객 모집을 위한 경쟁으로 증권사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것도 인기의 배경이다.

3일 매일경제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와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메리츠·하나·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의 예치금·예탁금 이용료를 집계한 결과 빗썸이 연이율 2.20%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업비트가 2.10%로 뒤를 이었다.



업비트는 최근 이용료를 매일 지급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10대 증권사는 50만원 또는 100만원 등 기준금액 이상일 때의 예탁금 이용료를 기준으로 집계했는데 이때 삼성증권이 1.05%로 가장 높았고 한국투자증권이 0.40%로 가장 낮았다.

삼성증권도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예치금 이용료가 낮은 고팍스(1.30%)보다 0.30%포인트 낮았다. 5대 코인거래소의 평균값은 1.85%, 10대 증권사는 0.74%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예치금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건 이용자 모객 경쟁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후 기준금리가 4차례 인하됐지만 예치금 이자는 거의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빗썸은 지난해 이용료율을 4%까지 올렸다가 공지 6시간 만에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 기조에서 이 같은 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지급한 예치금 이용료 총액은 1202억원에 달한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지급한 분기기별 예치금 이용료는 지난해 10월 202억원에서 지난 1월 343억원, 지난 4월 398억원 등으로 늘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모범 규준에 따르면 이용자 예치금 운용수익 외 다른 재원으로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 때문에 높은 예치금 이용료는 원화계좌 은행에 부담이 간다. 케이뱅크가 지난 1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주요 원인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용료율 인상이 꼽히기도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사실 이용료를 낮추고 싶지만 서로 먼저 내리기 싫어 눈치만 보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치금 이용료율 인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업비트와 코빗은 ‘제휴 은행과 협의를 해나가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고팍스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운용 수익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예치금 이용료율 변동을 불가피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규모가 작은 가상자산 거래소일수록 예치금 이용료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사실상 서로 치킨게임을 하는 구조여서 선제적으로 이자를 낮추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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