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M, 말라가는 유동성
입력 : 2023.04.03 17:40:18
제목 : TYM, 말라가는 유동성
당좌비율 50% 미만, 유동성 확보 대신 재고 매입 택한 형국[톱데일리] 농기계 기업 TYM(티와이엠)이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경신하는 호실적을 거뒀는데 부채 상환 능력은 오히려 전년보다 소폭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현금을 쌓아두는 대신 재고자산 규모를 늘린 영향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사용에 제한이 걸린 현금성 자산을 제외하면 TYM의 당좌비율은 37.8%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38.6%와 비교할 때 약간 줄어든 값이다.
당좌비율은 환금성이 가장 높은 유동자산인 당좌좌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이다. 당좌자산 규모를 놓고 보면 TYM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중 절반 미만을 상환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산업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당좌비율이 100% 이상일 때 상환능력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좌비율이 50% 미만으로 하락하면 상환능력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TYM의 유동비율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TYM의 유동비율은 118%로 전년 105% 대비 증가했다. 당좌비율은 유동비율과 같은 경향성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고자산 증가가 TYM 당좌비율과 유동비율의 불일치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좌좌산은 유동자산에서 상대적으로 환금에 제약이 있는 재고자산을 제한 값을 가리킨다. 지난해 말 TYM의 재고자산 규모는 약 2880억원으로 전년 약 2530억원 대비 14% 가량 증가했다. TYM의 전체 유동자산 4732억원 중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61%에 이른다. 2년 전 1782억원과 비교하면 TYM의 재고자산 보유액은 1.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TYM은 재고자산 중 특히 원재료 매입액을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21년 TYM의 원재료 매입액은 약 380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엔 614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품 재고자산 규모도 전년보다 115억원 증가하며 재고자산 증가세를 거들었다.
재고자산 증가는 재무구조 악화에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다. 장래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 될 경우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재고를 쌓아두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에는 회사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을 때라는 전제가 붙는다.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재고자산이 제때 현금화 되지 않는다면 상환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TYM의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2004억원에 이른다. TYM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기존 250억원 규모 단기차입에 더해 350억원의 차입을 추가로 일으켰다. 그 결과 유동부채의 절반가량을 단기차입금이 차지하게 됐다. 전체 부채 중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46% 정도로 간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장기차입금 규모는 361억원에서 약 10억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상환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장기성 부채 조달을 늘리고 단기성 부채를 줄이는 편이 유리하지만, TYM은 단기차입 비중을 늘렸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TYM은 단기차입금까지 끌어와 재고자산을 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재고자산을 제 때 소진하지 못하면 재고자산평가손실과 상환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위험이 있다. 지난해 TYM은 약 52억원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입었고, 133억원의 평가충당금을 계상했다. 지난 2021의 경우 재고자산평가손실은 8억4000만원, 평가충당금은 91억원 정도였다.
매출채권 회수도 TYM의 유동성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변수 중 하나다. 연결 기준 TYM의 매출채권 규모는 1400억원 정도이며 이중 절반 이상이 연체돼 있는 상태다. TYM은 매출채권 전체의 5.1%에 해당하는 71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TYM의 매출채권을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에 넘기고 자금을 조달하는 팩토링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팩토링은 기업이 매출채권의 유동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방법이다. 지난해 말 기준 TYM이 은행에 할인 양도한 매출채권의 잔액은 217억원으로 전년 240억원 대비 줄었다. 본사와 자회사 간 내부거래 실적이 포함된 별도 기준 실적으로 보면 TYM의 매출채권 규모는 2258억원이며, 177억원 규모의 팩토링을 진행 중이다. 다만 TYM이 진행 중인 팩토링은 매출채권이 제 때 회수되지 않을 경우 금융기관이 매출채권 전액에 대해 구상할 수 있는 성격이다. 매출채권과 관련된 위험과 보상의 대부분이 이전 되지 않는 경우, 할인 매출 채권 양도 시 수령한 현금은 단기차입금으로 분류된다.
TYM 경영진은 "유동성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단기 및 중장기 자금관리계획을 수립하고 현금유출예산과 실제 현금유출액을 지속적으로 분석, 검토해 금융부채와 금융자산의 만기구조를 대응시키고 있다"며 "회사는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금융자산의 현금유입으로 금융부채를 상환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6.05 15:30
TYM | 4,960 | 5 | -0.10%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