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300억 투자해 현재까지 400억 이상 회수…MOIC 1.5배 웃돌 전망

[톱데일리] 벤처캐피털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이하 트랜스링크인베스트)가 코스닥 상장사 우리넷 경영권 지분을 매각한다. 우리넷이 최근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랭스링크인베스트는 운용의 묘를 발휘해 원금 이상의 회수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르면 트랭스링크인베스트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세티밸류업홀딩스 유한회사는 우리넷 지분 25%(269만여주)를 320억원에 오는 5월 19일 우리넷벨류업파트너스 유한회사에 매각할 예정이다. 주당 가격은 1만1884원으로 거래 체결 전날인 지난 4일 우리넷 종가 8990원과 비교하면 약 32%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이다.

세티밸류업홀딩스는 지난 2018년 4월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산하 SPC 엘앤에스아이씨티밸류업1호가 갖고 있던 우리넷 지분 전량 약 288만주(45.31%)를 300억원에 양수했다. 우리넷 인수 재원은 약정총액 303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 '세티밸류업'을 통해 조달했다. 정보통신 부품 업체 ▲코위버 ▲티에스티(옛 태성전자통신)와 ▲재생의료 전문기업 티앤알바이오팹 ▲IBK캐피탈 등이 세티밸류업의 출자자(LP)로 참여했다.

세티밸류업홀딩스는 확보한 우리넷 지분을 담보로 에스비아이저축은행, 산은캐피탈 주식회사 아이비케이캐피탈 등으로부터 210억원의 대출을 받아 우리넷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각각 100억원 어치씩 사들였다.

트랭스링크인베스트 투자 이후 우리넷은 오락가락한 실적을 냈다. 인수 다음해인 2019년 연결 기준 우리넷 매출은 전년대비 65% 가량 늘어난 약 737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매출이 524억원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해 우리넷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623억원, 영업손실 70억원, 당기순손실 98억원으로 수익성 확보에 고전하는 모습이다.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잣대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56억3000만원으로, 트랭스링크가 우리넷을 인수했던 2018년의 EBITDA 17억500만원 대비 후퇴했다.

트랭스링크인베스트는 우리넷이 양호한 실적을 보였던 2019년 소수지분을 매각하면서 투자금을 일부 회수했다. 세티밸류업홀딩스는 2019년 10월 장내매도와 블록딜(시간외매매)를 통해 우리넷 주식 144만주를 매각해 209억원을 확보했다. 소수지분 매각대금을 활용해 세티밸류업홀딩스는 주식담보대출금을 전부 상환한다. 이와 동시에 세티밸류업홀딩스는 보유 중이던 우리넷 CB와 BW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며 소수지분 매각으로 인해 낮아진 지분율을 46.13%까지 다시 끌어올렸다. 결국 실제 트랭스링크인베스트가 우리넷 인수에 활용한 투자금은 300억원이 되는 셈이다.

세티밸류업홀딩스는 경영권 지분 매각에 앞서 지난 3월 블록딜로 주당 1만614원에 우리넷 87만주를 매각해 약 92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받는 320억원을 더하면 트랜스링크인베스트는 우리넷 투자에 300억원을 들여 412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집계된다.

경영권 매각 이후에도 세티밸류업홀딩스는 우리넷 지분 65만여주(6.07%)를 보유할 예정이다. 잔여지분 전량을 6일 우리넷 종가 8950원에 처분한다고 가정할 시, 트랜스링크인베스트는 우리넷 투자에서 총 470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원금 대비 수익률(MOIC) 약 1.5배를 웃도는 회수 성과다. 아울러 세티밸류업홀딩스는 지난 5년간 배당을 통해 우리넷 으로부터 9억원 가량을 수령해, 주식담보 대출 이자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