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마케팅' 판치는 식품업계…일본 1위 라면업체, 삼양 '불닭볶음면' 표절 논란

구민정

입력 : 2023.04.12 17:17:00



【 앵커멘트 】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인스턴트 라면을 처음 개발한 기업은 일본의 '닛신식품'인데요.

그런데 최근 닛신식품이 우리나라 삼양식품의 제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삼양식품의 라면 시리즈 불닭볶음면.



지난해 6천1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약 10년 만에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닛신식품'이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제품을 버젓이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닛신식품의 신제품과 삼양의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비교해봤습니다.




닛신은 라면 포장지 색상으로 삼양의 까르보불닭과 비슷한 연한 분홍색을 적용하고, 한국어로 '볶음면'이라고 표기했습니다.




또한 두 제품 모두 왼쪽 비슷한 위치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설명에도 '한국풍'을 강조했으며, '고추장과 치즈의 감칠맛을 연출했다'고 표기하며 까르보 불닭을 연상케 했습니다.




삼양은 이에 대해 제품명이 달라 상표권만으로 법적 대응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듯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의 제품을 모방해 출시하는 '미투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명칭이나 맛, 디자인을 비슷하게 상품화해 내놓는 방식입니다.




히트 상품을 모방한 제품 출시로 위험 부담을 줄이고 연구개발비용을 아끼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투 마케팅은 비단 해외 기업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옛 롯데제과인 롯데웰푸드의 경우 오리온 '초코파이'와 제품명이 같은 '초코파이', 빙그레 '메로나'와 유사한 '멜로니아', 해태제과 '누가바'와 비슷한 '누크바' 등을 출시하면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7년 오뚜기와 동원F&B를 상대로 자사 제품 '컵반' 모방에 대해 제품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기존 제품이 갖는 통상적인 형태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이를 기각했습니다.




이렇듯 식품업계에 만연한 모방과 표절에 '원조 기업'들만 피해를 보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비윤리적인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가 가장 큰 처벌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최철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법이 (원조 제품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자각에 의해 비윤리적·비양심적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법보다 더 강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



기업의 오랜 노력을 한 순간에 앗아가 버리는 '미투 마케팅'.



식품업계가 합심해 근절해야 할 때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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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380,500 1,000 +0.26%
동원F&B 30,900 400 +1.31%
CJ제일제당 244,000 2,000 +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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