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거래량 공개매수 이후 전체주식 10% 넘었다 ··· 가격은 최윤범 회장 vs 거래량은 영풍·MBK ‘유리’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4.09.25 16:24:12 I 수정 : 2024.09.25 16:25:51
고려아연 유통물량 22% 불과한데
MBK 공개매수 이후 10% 손바뀜
거래량 많지 않아 MBK에 유리
공개매수에 응할 기존주주 많기 때문

고려아연 주가, 공개매수가보다 높아
신규주주 공개매수 불참가능성 제기
높은 가격, 최 회장 경영권 방어에 유리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왼쪽),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사]
MBK파트너스(MBK)·영풍 연합이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지난 13일부터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공개매수 이후 거래량이 전체 주식의 10%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공개매수 종료일까지 6영업일이 남은 가운데, 향후 거래량과 가격이 공개매수 성공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가 지난 13일 공개매수를 시작한 이후 이날까지 고려아연 주식은 215만7779주가 거래됐다. 전체 지분 대비 10.4%에 해당하는 수치다.

앞서 MBK·영풍은 7~14.6%를 공개매수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획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영풍과 장씨 일가가 33.13%, 최씨 일가와 우호세력이 33.99%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두 창업자 가문과 우호세력, 그리고 자사주·국민연금 보유분을 제외한 유통물량은 22%다.

MBK는 유통물량 22% 중 최소 7%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게 된다.

MBK가 7%를 가지게 되면 MBK·영풍은 약 40%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데, 자사주·국민연금 보유분 약 10%를 제외하고 평소 의결권 참여율 등을 고려하면, 40% 지분만으로도 충분히 이사회서 다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MBK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일가측 지분인 영풍정밀까지 공개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하게 되면 40%에 더해 지분을 더 가져오면서 최 회장측 지분을 더 낮출 수 있다.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에 MBK는 1조905억원~2조1332억원을 투입하며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고려아연이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경영권을 방어하는 최윤범 회장 측에게 유리한 구도다.

고려아연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 70만4000원으로 MBK가 공개매수 가격으로 제시한 66만원보다 높다.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만일 이대로 진행될 경우 공개매수 기간에 주식을 사들인 주주는 MBK 공개매수에 응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

공개매수 참여율이 저조하게 되면 결국 MBK는 목표 최소수량(7%)을 못 모을 수 있게 된다.

고려아연측 입장에선 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높은 현재의 주가를 유지하는게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만 놓고 봤을 땐 고려아연측에게 유리한 구도”라고 설명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변수는 거래량이다.

공개매수가 시작된 13일부터 이날까지 고려아연 주식 거래량은 도합 10.4%으로 유통물량(22%)의 절반을 차지한다.

공개매수 기간 동안 중복거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물량의 절반도 채 안 되는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MBK에 따르면 유통물량(공개매수 대상 지분) 의 약 95%를 기관투자자가 가지고 있는데, 이들 기관투자자들이 현재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현상유지를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MBK는 기관투자자들의 고려아연 주식 취득 평균단가가 주당 45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들 기관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최소 목표수량(7%)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여기고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 지분은 대부분 기관으로, 이들은 평균 취득단가가 45만원 아래쪽으로 안다”며 “66만원은 51.4%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라고 말한 바 있다.

거래량이 적다는 것은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신규 주주들의 비중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MBK에게 응할 주주(기관투자자)가 아직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음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이들이 실제로 MBK에 응할지 아니면 경영권 분쟁 사안인만큼 관망세를 유지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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