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서비스 교역 늘려야...반도체 초격차 기술 선점위해 국제 R&D협력체 적극 참여를”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4.09.27 18:01:45
입력 : 2024.09.27 18:01:45
“제조업 편중으로 중국보다 세계 공급망 교란에 더 취약”
이창용 “국내 수출 다변화를 위해 유럽 지역 공략해야”
이창용 “국내 수출 다변화를 위해 유럽 지역 공략해야”
자동화나 인공지능(AI) 도입, 디지털 전환 등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한국도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산업 구조에 서비스 비중이 커진다면 국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27일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 제3회 공동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으로 본 우리 경제 구조변화와 정책 대응’ 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내 제조업 비중은 2020년 기준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4%)의 두 배에 이른다. 아울러 제조업 총산출의 절반 정도가 해외에서 소비되거나 해외 생산 과정의 중간재로 쓰이는 ‘직·간접 수출품’에 해당한다고 봤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경제 내 제조업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중국과 비슷하지만, 수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측면에서 세계 공급망 교란에 중국보다 더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서비스업 발전 속도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서비스업 수출 비중은 16% 안팎으로 글로벌 평균(25%)보다 작다. 2010년 이후 최근까지 한국의 연평균 서비스 수출 증가율(4.6%)도 글로벌 서비스업 성장률(6.0%)을 밑돈다.
한은은 미래 공급망이 중간재 서비스 중요성이 커지고,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가속하며,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 변화 대응에 크게 좌우되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국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기준에 맞춘 위험 사전 관리와 기술 간 융합을 막는 제조·서비스업 등 업종 기반의 규제 대폭 축소 등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은 “반도체 등의 초격차 기술 선점 차원에서 국제 연구·개발(R&D) 협력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며 “배터리·전기차의 경우 수입선 다변화와 핵심 광물 비축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산업 구조에 서비스업 비중이 커진다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리차드 볼드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와의 대담에서 이 총재는 “글로벌 공급망의 등장으로 인한 중국의 공급 확대가 전세계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기대됐다”며 “국내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데 있어선 유럽이 좋은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드윈 교수는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부문이 커지면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