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시민단체, "강원 교육 디지털화, 학생 인지발달 저해"

예산 낭비 초래 주장도…"전문 연구·시민 공론화 우선 시작해야"
강태현

입력 : 2024.10.01 16:57:00


'AI·디지털의 역습, 강원교육 이대로 괜찮은가?'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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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강원 지역 학교에 전자칠판과 디지털교과서 등 각종 디지털 교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무분별한 교육 디지털화는 학생의 인지 발달을 저해시킬 위험이 있고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과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1일 'AI·디지털의 역습, 강원교육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주정흔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주제 발표에서 디지털 기기에 자주 노출될수록 아동·청소년의 인지발달을 저해하거나 심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며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디지털 플랫폼은 학업 역량 개념에 대한 전문적 검증 없이 학습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며 "학습자 수준에 대한 진단보다는 대부분 무한반복으로 문제 풀이를 유도하는 형태"라고 비판했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두 번째 주제 발표에서 도 교육청의 과도한 예산 낭비와 행정 불투명성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나 소장은 "역대급 세수 펑크로 인해 교육재정은 위기인데 도 교육청은 전자칠판과 스마트 패드 등 디지털 교구 용도로 내년에만 수백억대 예산 증액과 속도전을 고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토론에 참여한 학부모와 교사도 교육 디지털화의 역기능을 지적했다.

전찬성 도의원도 "전자칠판이 4차 산업혁명 교육에 필요하다는 도 교육청 주장은 교육적 전문성 없이 예산을 따내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며 도 의회 예산 심의에서 교육적 효과와 적정성을 따지겠다고 했다.

포럼을 주최한 강삼영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장은 "실증적 근거 없는 급격한 교육 디지털화가 강원 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선진국들은 디지털 교과서 정책을 폐기하고 있는 만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교육 디지털화를 잠시 유보하고 전문 연구와 시민 공론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taet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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