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쩐의 전쟁'… MBK, 8조 펀드로 재반격 나서나

오대석 기자(ods1@mk.co.kr), 조윤희 기자(choyh@mk.co.kr)

입력 : 2024.10.01 17:59:56 I 수정 : 2024.10.01 18:01:42
최씨 일가 자금 총동원령
베인캐피탈에 백기사 요청
MBK·영풍 또 가격 올리면
누가되든 '승자의 저주' 논란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 지분 경쟁의 '급소'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통해 본격적인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을 차지하기 위한 최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군 간 경영권 분쟁이 수조 원 규모 '쩐의 전쟁'으로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MBK는 8조원 규모의 자체 바이아웃 펀드와 영풍그룹의 지원 등을 통해 재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는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에도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실제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려면 본체인 고려아연 지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이 본게임에 들어갈 충분한 실탄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최씨 일가 측의 자금력을 총동원하고,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베인캐피탈 등 글로벌 사모펀드 다수와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번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나선 특수목적법인(SPC)에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최씨 일가 일부의 개인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을 사수하기 위한 최 회장의 막판 일격을 위해 최씨 일가가 자금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최창규 회장은 고(故) 최기호 창업주의 4남이자, 최윤범 회장의 작은아버지다. 최창규 회장이 이끄는 영풍정밀은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서자 이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영풍정밀 공개매수 주관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하나증권은 1000억원을 지원했다.

이번 경영권 경쟁을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해온 MBK의 경우 8조원 규모의 자체 바이아웃 펀드를 동원해 맞설 태세다. 여기에 NH투자증권을 통한 인수금융으로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MBK·영풍 연합군이 재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글로벌 독립 리서치 업체 스마트카르마는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가가 90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쟁이 과열되면서 누가 승리하든 '승자의 저주'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대석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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