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는 줄 안서고 행사 프리패스 … 국회도, 지자체도 출산율 영끌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4.10.09 17:14:36 I 수정 : 2024.10.09 17:20:20
각계 저출생 극복대책 봇물
서울시, 문화시설 이용 할인
국회선 저출산법 개정 포함
인구부 설립 물밑작업 한창




◆ 저출생 해법 ◆

임산부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의 한 지하철 객차의 임산부 배려석에 한 남성이 앉아 있다.


8년 만에 소폭 반등한 지난 2분기 합계출산율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한 법안들을 만들고 있다.

현재 저출생 대응 관련 가장 큰 규모의 움직임은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는 것이다.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는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수립을 주도하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5년) 수립 권한을 이어받고 매년 시행계획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각 부처의 인구 위기 대응 정책을 분석하고 평가하며 관련 예산을 배분하고 조정하는 사전 심의 권한도 갖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산 편성에 저고위의 심의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설되려면 정부조직법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개정돼야 한다. 정부 여당은 지난 7월 관련법을 발의했고 8월까지 국회 통과를 추진했으나 야당과의 의견차로 정기국회까지 넘어왔다. 국회 관계자는 "야당에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공문 형태의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여가부 장관도 임명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 방향으로 (합의하고) 최대한 빠르게 처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이 통과되더라도 시행돼 부처가 신설되기까지는 3개월여가 걸리는 만큼 저고위에서 지난 6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서 발표한 계획들을 하나씩 시행해나가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저고위가 제시한 151개 과제 중 '국공립 직장어린이집 지역주민에 개방' '신혼·출산가구 매입임대 2만가구 추가 확대' 등 85개가 이미 조치됐다.

저고위 고위 관계자는 "연말 인구비상대책회의를 하면서 새로운 추진 상황들이 공유될 것"이라며 "어느 범위까지, 어떤 규모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등 논의할 사안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저출생 관련 대책의 수혜자가 자영업자에서부터 원칙적으로는 플랫폼 근로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까지 해당될 텐데 정부가 어디까지 지원할지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이에 발맞춰 연내 육아휴직 지원 확대, 일·가정 양립 지원, 양육 부담 완화, 주거 및 임신·출산 지원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 중 육아휴직 지원 확대 등 상당수가 이미 입법예고돼 시행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에서는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제외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안도 다수 제출된 상태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저출생 대응 특별회계를 신설해 안정적 재원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야당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안에 고령화 대응 관련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를 보완한 입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도 임산부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며 출산율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시가 주최하는 주요 행사에 임산부는 줄을 서지 않고 즉시 입장하는 임산부 우선 입장 제도를 9일 발표했다. 또 임산부에게 고척 돔구장,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울시립미술관 등 문화·체육시설 이용료도 감면해 준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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