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할랄시장 내년 3700조 전망 … 이슬람 인증 의무화 '촉각'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4.10.09 17:24:04 I 수정 : 2024.10.09 18:08:27
전세계 4명중 1명이 무슬림
사우디·UAE 등 인증 강화




◆ 할랄인증 비상 ◆



전 세계 할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슬람협력기구(OIC)에 따르면 무슬림 인구는 2021년 기준 약 19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24.9%에 달한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튀르키예·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주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이슬람 신자들이 소비하는 할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제품을 의미한다. 식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의약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식품의 경우 곡물·과일·채소·해산물에는 특별히 규정이 없으나 육류는 엄정한 규칙을 따른다. 이슬람식 도축법인 '다비하' 방식으로 도살한 고기와 그 고기로 만든 식품만 할랄식품으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할랄 식재료라고 하더라도 가공을 거친 공산품이면 추가적으로 할랄인증을 받도록 요구하는 추세다. 할랄인증을 취득했어도 유효기간이 있어 해당 기간이 지나면 추가 인증을 받아야 한다. 당연히 할랄로 간주될 것으로 여겨지는 물도 할랄마크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

2022년 이슬람 신자들이 할랄 제품에 지출한 금액은 2조달러(약 2600조원)에 이른다. 이러한 소비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할랄시장 규모가 2025년 2조8000억달러(약 3700조원), 2030년 4조9000억달러(약 6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할랄시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90%(약 2억3000만명)가 무슬림이다. 연간 1840억달러 규모 할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단일 국가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할랄시장이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정부의 할랄푸드 인증 의무화는 전 세계 할랄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튀르키예 등 이슬람교가 주류인 국가로도 인증 의무화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할랄 식품 인증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우디·아랍에미리트에서는 육류 가금류만 (할랄푸드 인증) 강제화를 시행 중"이라면서도 "인도네시아 무슬림 인구가 세계 최대여서 영향력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할랄인증 의무화 확산은 수출 기업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 식품업체 할랄인증 담당자는 "할랄인증을 받으려면 시설과 인력을 별도로 갖춰야 해 비용 부담이 크다"며 "대기업들은 공장을 아예 이슬람 국가로 옮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KOTRA는 지난 6월 발간한 '동남아 3국을 활용한 이슬람 시장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할랄인증을 통해 철저한 품질 관리와 청결·안정성을 담보함으로써 기업과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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