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릴 수 있는 마지막 수단까지 땡긴다”….7개월만에 3800억 급증한 예담대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입력 : 2024.10.28 06:01:54
DSR 규제서 제외된 예담대
7개월 만에 3800억 ‘껑충’


[사진 = 매경DB]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며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을 죄고 있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 예적금 담보대출(예담대)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출 창구가 막히자 생활 자금이 급해진 서민 차주들이 예금까지 담보로 잡고 빚을 받는 행태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가계 빚 감축 정책의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담대 잔액은 24일 기준 6조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스트레스DSR 1단계가 시행되면서 본격적인 가계대출 규제가 시작된 올해 1분기 말 5조6503억원보다 3842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2월 6조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하던 예담대는 3월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는데, 10개월만에 6조원을 돌파했고 계좌 수도 160만개를 넘겼다.

예담대는 예·적금과 청약통장에 예치된 자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품으로 맡긴 돈의 최대 95%를 빌릴 수 있다. 대출원금이 DSR 산정 대상에서 빠지고, 가입한 수신 상품에 가산금리가 통상 1%포인트 더해진다. 올해 3~4% 수준이었던 예금금리를 고려하면 4~5%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셈이라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주로 찾는다.

예담대 잔액은 2021년 9월 5조원대를 돌파한 이후 이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9월 말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연말까지 수요가 계속돼 6조원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5조원대로 떨어지며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스트레스 DSR 1단계 시행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자 DSR 적용을 받지 않는 예담대로 수요가 몰리며 잔액이 4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스트레스DSR 2단계 도입이 유예되면서 가계대출 막차 수요가 몰린 8월 이후 석달 간 예담대는 2259억원이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이 필요하지만 스트레스 DSR 시행과 각종 대출 규제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든 차주들이 많다”며 “이런 차주들이 늘어나면서 DSR이나 대출 제한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간편하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예담대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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