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에 끄떡없다” 준공 앞둔 불갑저수지 가보니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4.10.30 15:23:13
기존 저수지는 용수공급 목적만
기후위기로 인한 집중호우에 ‘취약’
저수지 개보수 통해 저류량 400t에서 1700t으로


불갑저수지 전경. [사진= 농어촌공사]


전남에서 5번째로 큰 규모이자 영광 주민들의 ‘젖줄’이라 불리는 불갑 저수지는 다음달 20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29일 기자가 찾은 현장은 인근 공원 조성 등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불갑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2013년부터 진행하는 치수능력 확대사업의 일환으로 공사가 진행하는 마지막 대규모 저수지 사업장이다.

치수능력 확대사업은 유역면적 2500ha, 저수용량 500만t 이상의 대규모 저수지들의 홍수 대응능력을 키우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저수지에 저장할 수 있는 물의 양을 늘려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자는 것이다.

개보수 사업과 다른 점은 노후 시설 보강 정도가 아니라 수로 확장 및 신설, 수문 설치, 홍수 예‧경보시스템 설치 등 치수 능력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정경훈 한국농어촌공사 영광지사장은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 빈도가 늘어나면서 저수지 기능은 물을 이용하는 ‘이수(利水)’를 넘어 다스리는 ‘치수(治水)’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갑저수지는 1926년에 만들어졌다. 기존 400t의 저류량을 갖던 불갑저수지는 이번 공사를 거치며 1700t의 용수를 저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추가 수로와 수문을 만들어 여러 갈래로 물을 방류할 수 있게끔 했다. 기존 수로가 초당 438t 물을 방류하고 추가 수로가 초당 212t, 신설된 수문이 초당 1056t을 방류한다.

복수의 수로를 설치함으로써 물이 넘쳐 주민들이 피해를 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농어촌공사의 설명이다.

‘PK Weir(Piano Key Weir)’ 기술이 적용된 수로. [사진=이지안 기자]


신설된 수로는 국내 최초로 해외에서 들여온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졌다. 피아노 건반 모양이라고 ‘PK Weir(Piano Key Weir)’ 설계라고 불리는 신기술은 물의 접촉면을 늘려 한꺼번에 많은 물이 방류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기존 일자 물넘이 시설보다 동일폭 대비 2~3배 효율성이 높은 기술이다.

또한 강의 상류 하류에 강우계·유속계·기온계 등 홍수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경보를 알리는 시스템이 총 7개 설치돼 있다. 해당 기기를 통해 수위는 실시간으로 전달되며 방류 전에는 방송을 통해 인근 주민들에게 사전 고지한다.

공사는 단순 치수 능력 확대뿐 아니라 저수지 일대를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있다. 관광객들이 즐길만한 산책로를 조성하고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곳까지 만들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기존 저수지는 용수 공급 목적이 커 홍수 조절 능력이 부족했다”며 “이번 확대사업을 통해 집중호우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고 주민들의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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