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는 저 사람 수상해”…공항 입국장 밀수범, 이 기술에 딱 걸렸다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4.10.31 19:40:40
관세청·과기부 기술 소개
AI 기반 우범 여행자 식별
이상징후 탐지 첨단 기술
내년부터 세관현장에 도입


31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세청 주최로 열린 ‘첨단기술 활용 관세현장 연구성과 시연회’에서 유상임 과기부 장관(왼쪽부터)과 고광효 관세청장이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X-Ray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공항 입국장을 서성거리던 A씨는 세관 직원에게 덜미가 잡혔다. 행색은 해외 여행객이었지만 수상한 행동을 눈여겨 보던 인공지능(AI)이 밀수범 A씨를 포착했다. 통관 단계에서 여행자를 촬영하고 있던 카메라는 A씨의 생체신호와 표정변화까지 읽어내 범법 행위 단속을 도왔다.

A씨 같은 우범 여행자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공·항만 통관 절차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준비를 마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세청은 세관 현장에 적용할 첨단기술에 대한 실증 작업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현장 적용을 검토 중이다.

관세청은 31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첨단기술 활용 관세현장 연구성과 시연회를 열고 혁신 성과물을 시연했다. 과기부와 관세청 간에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MOU)도 맺었다. 두 기관은 2021년부터 공·항만 등 세관 현장에 첨단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

첨단기술 적용이 본격화되면 현재 공·항만 통관 절차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약 등 밀도가 낮은 물질을 정확히 선별하는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엑스레이(X-ray) 장비가 대표적이다. 기존 투과형 엑스레이 방식에 산란 방식을 결합해 판독 능력을 끌어올렸다. 의료 분야와 비파괴 검사 등에 사용되는 산란 방식은 전자기파로 물체 내부를 보는 기존 투과형 방식보다 판독 성능이 우수하다.



이 장비를 개발한 원자력연구원은 부산국제우편센터에 시제품을 설치하고, 11월부터 실제 우편물을 대상으로 판독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그동안 검색이 어려웠던 소형 마약과 우편 등으로 반입되는 은닉 마약에 대한 검색 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국내 마약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확산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AI 기반 우범 여행자 식별·추적 시스템도 본격적인 가동 채비에 들어갔다. 그동안은 공항 등에 설치되어 있는 CCTV를 통해 우범 여행자의 동선을 사람이 직접 감시해 왔는데,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AI를 활용해 자동으로 우범 인물을 가려낼 수 있다. 군중이 밀집하는 공항과 기차역 등에서도 수상한 인물과 사물에 대한 손쉬운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메라 영상으로 여행자의 생체 신호와 표정 변화 등 이상징후를 탐지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이 기술은 통관 단계에서 여행자의 심리불안 상태를 측정하고, 위험인물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과학적 판단기준을 제공할 예정이다.

과기부와 관세청은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부터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 2.0 사업’에 돌입한다. 두 기관은 연구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실증‧상용화 지원, 관련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촉진 등에 보조를 맞출 계획이다.

유상임 과기부 장관은 “이번 성과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마약의 반입차단 등 공공서비스를 첨단화하고, 국민 건강과 사회안전을 지키는 좋은 연구결과”라며 “앞으로도 출연연구기관 등 첨단기술을 가진 기관과 관세청과의 협력을 통해 관세행정 서비스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효 관세청장도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이 필수”라며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기정통부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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