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인터뷰 압권 … 고려아연 등 기업분쟁 보도땐 균형 중요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입력 : 2024.11.20 17:35:11 I 수정 : 2024.11.20 17:37:18
입력 : 2024.11.20 17:35:11 I 수정 : 2024.11.20 17:37:18
독자위원회 9~10월 보도 평가
◆ 매경 독자위원회 ◆
매일경제 독자위원회 정례회의가 지난달 31일 열렸다. 대학생 강희원 씨와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조성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주부 황혜영 씨 등 6명의 독자위원(가나다순)이 참석했다. 독자위원들은 9~10월 매일경제신문의 보도와 매경이코노미, 매경럭스멘 기사에 대해 평가했다.
조성진 위원
5대 경제연구원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 실기를 지적한 기획 보도(10월 21일자 A1·5면)는 시의적절했다. 한은의 국내 경제성장률 예측이 반복해 틀리면서 기준금리 결정 여파도 커지고 있다. 본연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짚어줌으로써 경종을 울려야 한다.
'무소불위 빅테크' 시리즈 기획도 주목할 만한 보도였다.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빅테크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한국은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정책 실기를 매경이 적극적으로 지적해야 한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가 극단으로 치달았다. 사안에 대한 중립적이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다른 매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보도가 아쉬웠다. 국민연금의 역할을 제언하는 기획 기사가 그렇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도 적극적인 만큼 유사 사례 여부를 비롯해 의결권 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 등이 필요하다.
봉욱 위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와 함께 나온 단독 인터뷰는 시점과 내용 면에서 모두 압권이었다. 김유태 기자의 단독 인터뷰는 질문 자체가 경이로웠다는 평가다. 기자 본인도 국문학을 전공하고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전문성 있는 기자의 위력을 잘 보여준 것 같다. 이를 계기로 다른 분야에서도 전문성이 돋보이는 기사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가 매경의 보도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이번 사태의 한 축이 MBK파트너스였던 만큼 추후에라도 사모펀드의 역할을 조망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사모펀드를 죄악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었는데 현재는 어떤지 성공·실패 사례를 통해 다각도로 다룰 필요가 있다.
미국 대선 보도에서는 각 후보 정책에 대한 심층 분석이 부족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후보의 공약집인 '어젠다47(Agenda47)'은 물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공약도 분석할 여지가 많았다. 매경의 강점 중 하나가 명예기자 리포트를 비롯해 분야별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을 담을 수 있는 지면인 만큼 국내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주길 바란다.
송재용 위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로 짚어볼 수 있는 사모펀드의 역할 분야로 기업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선, 가업승계 등을 들 수 있다. 한국과 다른 주요국들을 비교하는 기사도 필요하다. 가령 일본은 올해 경제 정책으로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발표했다고 한다. 이 같은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 현재 한국 경제에 어떻게 접목할지 분석이 필요하다.
매경이코노미 제2279호에 실린 '반도체의 겨울? Say, No' 기사는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일각의 우려가 잘못됐다는 점을 주간지의 호흡으로 잘 짚었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산업 전망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 필요성도 드러났다. 언론사가 당장 발표된 보고서를 보도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 내용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해준다면 언론의 역할을 보다 충실하게 수행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제25회 세계지식포럼 보도는 올해도 통찰력이 돋보이는 기사가 많았다. 중동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속에서 '공존'을 키워드로 삼았다.
이미경 위원
매경 지면에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기사의 비중이 아쉽다. 과거에 비해 양적으로 늘었지만 질적으로 심도를 갖춰야 한다. 환경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규제가 국내 경제에는 어떤 여파를 미칠지 충실하게 분석해야 한다.
오는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 회의(INC5)를 비롯해 연내에 예정된 주요 행사부터 꼼꼼히 살펴야 한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지지하고 있는 청정경쟁법안(CCA)도 다뤄야 하는 이슈다.
세계지식포럼은 행사 자체로 한국 사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가 지식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식을 내재화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고, 인문학의 가치도 충실하게 조망하고 있다. 포럼에서 다룬 내용을 시의성에 따라 사안별로 연계해 다뤄주길 바란다.
황혜영 위원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안의 경우 기자들이 칼럼을 통해 친절하게 풀이해준 보도가 돋보였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를 다룬 조윤희 기자의 기자24시 '3대서 무너진 고려아연 공동경영'(9월 23일자 A30면)과 송성훈 산업부장의 뷰포인트 '영풍과 고려아연 지금 당장 만나라'(10월 10일자 A1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내용 중 내시균형, 파레토 최적 같은 용어가 어려웠다.
김유태 기자의 한강 작가 단독 인터뷰는 다른 신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이 기사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인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지 매경이코노미의 ''미룬이 사회' 코리아'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지적한 좋은 기획이었다.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이 불필요한 스펙 쌓기와 막연한 준비로 젊음을 낭비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다만 보다 다양한 국가의 모습을 제시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강희원 위원
일부 기사와 이슈에 대해선 제목이 다소 낙관적이었다. '공존을 향한 여정'을 주제로 삼았던 제25회 세계지식포럼 보도에서는 한국 AI 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냉철하게 보여주고 경각심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했다. 의정 갈등 이슈도 마찬가지다. 현실에서는 의료 붕괴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위기감이 큰데 이 같은 위기감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한강 작가를 단독 인터뷰한 기사는 대학생 독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인터뷰가 실린 신문 지면을 찾아다니는 수집가까지 생길 정도였다.
가계부채가 위험 수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과 시중은행이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고 있는지 다룬 지면은 매경을 읽는 독자들이 특히 관심을 갖는 이슈라고 생각한다. 은행별로 대출 방침을 어떻게 변경하고 있는지 정리하는 기사가 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 까닭이다.
[이진한 기자 정리]
◆ 매경 독자위원회 ◆
매일경제 독자위원회 정례회의가 지난달 31일 열렸다. 대학생 강희원 씨와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조성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주부 황혜영 씨 등 6명의 독자위원(가나다순)이 참석했다. 독자위원들은 9~10월 매일경제신문의 보도와 매경이코노미, 매경럭스멘 기사에 대해 평가했다.
조성진 위원
5대 경제연구원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 실기를 지적한 기획 보도(10월 21일자 A1·5면)는 시의적절했다. 한은의 국내 경제성장률 예측이 반복해 틀리면서 기준금리 결정 여파도 커지고 있다. 본연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짚어줌으로써 경종을 울려야 한다.
'무소불위 빅테크' 시리즈 기획도 주목할 만한 보도였다.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빅테크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한국은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정책 실기를 매경이 적극적으로 지적해야 한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가 극단으로 치달았다. 사안에 대한 중립적이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다른 매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보도가 아쉬웠다. 국민연금의 역할을 제언하는 기획 기사가 그렇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도 적극적인 만큼 유사 사례 여부를 비롯해 의결권 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 등이 필요하다.
봉욱 위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와 함께 나온 단독 인터뷰는 시점과 내용 면에서 모두 압권이었다. 김유태 기자의 단독 인터뷰는 질문 자체가 경이로웠다는 평가다. 기자 본인도 국문학을 전공하고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전문성 있는 기자의 위력을 잘 보여준 것 같다. 이를 계기로 다른 분야에서도 전문성이 돋보이는 기사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가 매경의 보도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이번 사태의 한 축이 MBK파트너스였던 만큼 추후에라도 사모펀드의 역할을 조망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사모펀드를 죄악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었는데 현재는 어떤지 성공·실패 사례를 통해 다각도로 다룰 필요가 있다.
미국 대선 보도에서는 각 후보 정책에 대한 심층 분석이 부족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후보의 공약집인 '어젠다47(Agenda47)'은 물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공약도 분석할 여지가 많았다. 매경의 강점 중 하나가 명예기자 리포트를 비롯해 분야별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을 담을 수 있는 지면인 만큼 국내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주길 바란다.
송재용 위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로 짚어볼 수 있는 사모펀드의 역할 분야로 기업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선, 가업승계 등을 들 수 있다. 한국과 다른 주요국들을 비교하는 기사도 필요하다. 가령 일본은 올해 경제 정책으로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발표했다고 한다. 이 같은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 현재 한국 경제에 어떻게 접목할지 분석이 필요하다.
매경이코노미 제2279호에 실린 '반도체의 겨울? Say, No' 기사는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일각의 우려가 잘못됐다는 점을 주간지의 호흡으로 잘 짚었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산업 전망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 필요성도 드러났다. 언론사가 당장 발표된 보고서를 보도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 내용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해준다면 언론의 역할을 보다 충실하게 수행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제25회 세계지식포럼 보도는 올해도 통찰력이 돋보이는 기사가 많았다. 중동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속에서 '공존'을 키워드로 삼았다.
이미경 위원
매경 지면에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기사의 비중이 아쉽다. 과거에 비해 양적으로 늘었지만 질적으로 심도를 갖춰야 한다. 환경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규제가 국내 경제에는 어떤 여파를 미칠지 충실하게 분석해야 한다.
오는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 회의(INC5)를 비롯해 연내에 예정된 주요 행사부터 꼼꼼히 살펴야 한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지지하고 있는 청정경쟁법안(CCA)도 다뤄야 하는 이슈다.
세계지식포럼은 행사 자체로 한국 사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가 지식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식을 내재화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고, 인문학의 가치도 충실하게 조망하고 있다. 포럼에서 다룬 내용을 시의성에 따라 사안별로 연계해 다뤄주길 바란다.
황혜영 위원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안의 경우 기자들이 칼럼을 통해 친절하게 풀이해준 보도가 돋보였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를 다룬 조윤희 기자의 기자24시 '3대서 무너진 고려아연 공동경영'(9월 23일자 A30면)과 송성훈 산업부장의 뷰포인트 '영풍과 고려아연 지금 당장 만나라'(10월 10일자 A1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내용 중 내시균형, 파레토 최적 같은 용어가 어려웠다.
김유태 기자의 한강 작가 단독 인터뷰는 다른 신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이 기사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해 인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지 매경이코노미의 ''미룬이 사회' 코리아'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지적한 좋은 기획이었다.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이 불필요한 스펙 쌓기와 막연한 준비로 젊음을 낭비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다만 보다 다양한 국가의 모습을 제시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강희원 위원
일부 기사와 이슈에 대해선 제목이 다소 낙관적이었다. '공존을 향한 여정'을 주제로 삼았던 제25회 세계지식포럼 보도에서는 한국 AI 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냉철하게 보여주고 경각심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했다. 의정 갈등 이슈도 마찬가지다. 현실에서는 의료 붕괴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위기감이 큰데 이 같은 위기감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한강 작가를 단독 인터뷰한 기사는 대학생 독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인터뷰가 실린 신문 지면을 찾아다니는 수집가까지 생길 정도였다.
가계부채가 위험 수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과 시중은행이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고 있는지 다룬 지면은 매경을 읽는 독자들이 특히 관심을 갖는 이슈라고 생각한다. 은행별로 대출 방침을 어떻게 변경하고 있는지 정리하는 기사가 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 까닭이다.
[이진한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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