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언제 지분 가치 떨어질지 몰라”…카카오모빌 2대 주주, 보유주식 처분 검토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4.12.02 20:10:38
입력 : 2024.12.02 20:10:38
2대주주 TPG, 지분 매각 검토
카카오모빌 실적 늘고 있지만
독점논란 등 투자리스크 커져
7년간 6400억 투자한 美TPG
다수 투자자와 물밑접촉 나서
카카오모빌 실적 늘고 있지만
독점논란 등 투자리스크 커져
7년간 6400억 투자한 美TPG
다수 투자자와 물밑접촉 나서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인 미국 주요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이하 TPG)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실적이 성장세에 있긴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카카오그룹 성장세가 더디고,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정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의 주요 타겟이 되면서 투자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2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TPG는 자사가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매각하는 안과 관련해 최근 복수의 FI(재무적투자자)·SI(전략적투자자)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IB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공식 매각 절차에 들어간 건 아니지만, TPG측에서 지분 인수 의향을 물밑에서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카카오가 57.30%으로 1대 주주이고, TPG(14.31%), 칼라일(6.18%), 한국투자증권·오릭스PE(5.35%) 등이 주요 주주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까지 도합 1조1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외부 투자자로부터 유치해왔다.
이 중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곳이 바로 TPG다. TPG는 컨소시엄을 꾸리고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카카오모빌리티에 약 6400억원(컨소시엄 합산분 기준)을 투자했다. 덕분에 TPG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TPG측이 지분 매각에 나선 이유는 최근 카카오그룹 위기설과 관련 있다.
카카오 그룹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를 기반으로 콘텐츠·금융·모빌리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IT기업으로 국내 최초로 재계 서열 10위권(2024년 기준 15위)에 들어온 그룹이 됐다.
하지만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 전략으로 인해 업계 반발을 샀고, 2022년부터 시작한 고금리 등 여파로 실적 전망치도 하향하면서 한 때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카카오뱅크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이상 난 상황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초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SM 엔터)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카카오그룹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가 최근 풀려나는 등 최근 그룹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정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위기를 맞긴 마찬가지였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T는 택시호출 시장 94%(지난 10월 월간활성이용자수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독점적 지위에 있다. 하지만 공정위(타사 가맹택시에 대한 카카오 콜 차단 논란) 금감원(매출 부풀리기 의혹) 등 당국의 제재가 잇따르면서 카카오모빌리티도 평판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이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실적은 현재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독점 논란으로 인해 공정위 조사 대상이 됐다”라며 “이 때문에 TPG측에서도 미국 당국에 우려를 표하는 등 당국 리스크를 면밀히 살피는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TPG측이 매각에 본격 나선 것은 아니고,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를 사줄만한 원매자도 마땅치 않아서 실제로 매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TPG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1조6300억원~3조3000억원일때 대규모 투자를 했고 투자기간이 3~7년에 달하는 만큼, 최소 4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수 지분이라는 점, 그리고 이번 정부 들어와서 카카오그룹이 당국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원매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게 IB 업계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TPG가 향후 1대 주주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의해 경영권 지분을 통째로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례로 국내 주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4조원의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지난 2022년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 지분 ‘50%+1주’을 인수하려고 했다가 카카오모빌리티 기존 주주들의 반발로 실패한 바 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TPG와 같이 합의해 경영권 지분을 내놓으면서 카카오모빌리티를 카카오그룹에서 떼내되, 향후 카카오가 사정이 나아지면 카카오모빌리티를 다시 되사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라며 “다만 이해 관계자가 많은 상황이어서 실제로 어떻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TPG측은 지분 매각과 관련해 “아직 검토하고 있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