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선 다들 지갑 열었네”…가성비 트렌드에 유니클로·스파오·탑텐 웃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입력 : 2024.12.12 16:11:33
[사진출처=연합뉴스]


경기 불황에 패션 소비를 줄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제조·유통 일원화(SPA)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연이어 호실적을 내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6년 만에 국내에서 매출 1조원을 다시 넘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4년 회계연도(지난해 9월1일~지난 8월31일) 매출은 1조601억원이다. 전 회계연도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1489억원이다.

유니클로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노재팬 등 불매 운동을 겪으며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유니클로의 매출은 1조378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994억원에 달했다.

불매운동 여파에 에프알엘코리아의 2020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은 6298억원으로 전 회계연도 대비 54.3%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88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이후 매출(회계연도 기준)은 ▲2021년 5824억원 ▲2022년 7043억원 ▲2023년 9219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점차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회계연도에 529억원을 내며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이랜드 스파오.[사진제공=이랜드월드]


불황일수록 가성비 쇼핑이 인기를 끌며 SPA 브랜드에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는 올해 매출이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매출 4800억원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스파오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10월 웜테크(발열내의) 가격을 출시가보다 낮춘 9900원에 선보였다. 베이직 푸퍼의 가격을 5년째 동결하는 등 ‘착한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올해 19개 매장을 오픈하며 현재 12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은 매출 1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뒀다. 지난해 매출은 9000억원 수준으로 유니클로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점포 숫자도 지난 2020년 400개 수준에서 현재 700개 이상으로 늘었다.

탑텐은 발열 내의 시장에서 유니클로와 경쟁 중이다. 유니클로의 대표 제품 ‘히트텍’에 맞서 발열 내의 ‘온에어’를 선보였다.

탑텐은 전 연령대를 공략하는 ‘에이지리스(Ageless)’ 전략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여성 라인 물량 비중을 2017년 38%에서 50% 수준까지 늘렸다. 또 애슬레저 라인인 ‘밸런스’와 키즈를 위한 ‘탑텐 베이비’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시장의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비자 입장에서 더 저렴한 브랜드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며 “PB 제품 들이 인기를 얻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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