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코로나19 이후 새내기주 상장일 수익률이 크게 증가한 반면, 이후 6개월간 하락폭 역시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늘고 수요예측 결과와 실제 공모가 산정 간 괴리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공모주 시장을 건전화하기 위해서는 장기투자자 중심 수요예측 배정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공모가 산정에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6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국내 IPO 시장 투자자의 정보가치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가 대비 상장일 수익률은 74.7%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7.8%)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상장 후 6개월 주가 하락 수준 역시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28%p로,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2020년 2월(-9%p)에 비해 크가 증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그 요인으로 △개인 IPO 참여 증가와 높은 기대심리 △수요예측 제도의 가격발견 기능 부족 △IPO 공모주의 높은 유통제한주식수 비중을 꼽았다.



먼저 보고서는 이 기간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고 진단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과 개인투자자 청약률이 공모주별로 크게 편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과 개인 청약률은 2017년부터 2020년 2월까지는 모두 1000대1 이하에서 대부분 분포하고 있지만, 2020년 3월부터 2023년까지는 1000~2000대1에서 50% 이상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 청약률은 1000대1 이상인 IPO 비중이 늘었지만 100대1 이하인 IPO 비중도 여전히 작지 않았다.



또한 보고서는 기관투자자가 공모주의 장기적 가치보다는 단기 수익률을 고려한 투자 행태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수요예측에서 기관이 제시한 평균 희망가격이 주관사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보다 높으면 수요예측 경쟁률이 상당수 IPO에서 1000대1 이상으로 몰렸던 반면, 공모가 희망범위보다 낮을 경우엔 200대1 이하로 크게 빠지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만약 기관투자자가 공모주의 장기적 가치를 보고 수요예측에 참여한다면 제시한 가격이 공모예정가보다 높고 낮음에 따라 희망물량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현상이 적을 것이란 설명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최근 들어 주관사가 수요예측 평균 희망가격이나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을 때 이를 공모가에 덜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대신 그 표준편차 정보를 더 반영해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관사가 수요예측 정보를 덜 고려하는 대신 다른 시장요인을 더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라 기관 수요예측 정보가 공모주 주가 예측에 더 유용하다는 결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개인 청약률은 상장 후 5영업일뿐 아니라 3개월이 지난 시점의 공모주 주가에 대해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경향은 코로나19 이후 더 두드러졌다.

개인 청약률이 상장 후 이들의 공모주 투자 수요를 잘 보여주는 정보라는 분석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시장 여건에 민감한 투자심리를 보이고 단기투자자라는 한계가 있으나 상장 초 공모주 매수를 주도하는 주체이기도 하다”며 “이들의 청약률이 공모주 전체 수요를 판단하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양질의 IPO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선 주관사가 로드쇼 과정에서 장기로 보유하거나 공모가 발견에 도움을 주는 기관 투자자를 잘 식별하고 이들에게 공모주를 과감히 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수요예측 제도의 가격발견 기능을 높이기 위해 해외와 같이 주관사가 공모예정가를 결정하기 전 기관으로부터 수요 정보를 수집하거나 개인청약률까지 확인해 공모가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적정 공모가를 형성할 경우 과도한 단기차익을 제거해 이를 추구하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 참여 유인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