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끈 교보생명訴 2차 결론 외부평가 기관 감정가 관건 어피너티측과 줄다리기 예상 풋옵션 행사땐 조단위 자금필요신창재 지분 담보 대출 가능성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 간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9일 국제상업회의소(ICC)에서 교보생명 측에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팔 권리)의 가치를 외부기관을 통해서 산정해야 한다고 결정하면서다.
이로써 당장은 교보생명과 FI 측이 풋옵션 가격을 놓고 새로운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조 단위 자금을 조달하거나 지분을 사줄 우군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가 더해졌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교보생명 측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19일 법조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분쟁의 2차 중재를 맡은 ICC 판정부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가진 풋옵션을 신 회장이 사줘야 한다고 판정했다. 1차 중재 때는 교보생명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양측 간 분쟁의 핵심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공정시장가치(FMV)다. 양측은 2번의 ICC 중재를 통해 풋옵션 가치를 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가격을 다시 산정하게 되면 FI가 요구한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제3의 평가기관이 산정한 풋옵션 가격이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초기 투자 가격인 24만5000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FI 측은 풋옵션 가격이 41만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2차 중재안에 따라 즉시 외부 자문기관 등을 통해 풋옵션 가격 산정에 나서게 되면 해당 외부기관 평가 가격과 2018년에 FI가 제시한 가격의 평균 가격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신 회장 측이 선임한 외부 자문기관이 어느 정도 가격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란 이야기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신 회장은 FI에서 투자원금(1조2000억원)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교보생명 지분 24%를 사들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에선 신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담보로 새 투자자를 유치해 기존 FI 지분을 갚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보생명의 재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교보생명의 킥스 비율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161.2%다. 1분기 175.8%였는데 한 개 분기 만에 악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