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뒤집힌 통상임금 판결에 재계 발칵…“추가 인건비만 매년 7조”
박민기 기자(mkp@mk.co.kr), 김동은 기자(bridge@mk.co.kr)
입력 : 2024.12.19 19:20:21
입력 : 2024.12.19 19:20:21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기업 부담 커져
재계 “악조건 속 기업 리스크 더 커져”
재계 “악조건 속 기업 리스크 더 커져”
재직 중이거나, 특정 근무일수를 충족해야 지급하는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옴에 따라 재계가 연간 약 6조8000억원의 추가 인건비를 떠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9일 한화생명보험 전·현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재직 조건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관련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재직 조건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또 현대자동차 전·현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무일수 조건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관련 임금 청구 소송에서는 근무일수 조건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2013년 재직 조건부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아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온 이후 약 11년 만에 관련 법리가 뒤집힌 것이다.
대법원은 다만 “법적 안정성과 신뢰 보호 등을 위해 새로운 법리는 이날 이후 산정되는 통상임금부터 적용해야 한다”며 소급 적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래로 정립해 온 통상임금 법리의 변경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판결은 임금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예측하지 못한 경영 리스크를 가중시켜 고용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최근의 정치적 혼란과 더불어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감소 등으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예기치 못한 재무적 부담까지 떠안게 돼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판결은 기존 통상임금의 산정의 기준인 정기성·일률성·고정성 중 고정성 기준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에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에서 재직 여부 등 조건에 따라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이 부정돼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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