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사다리펀드 만기연장 불안감 증폭
입력 : 2023.05.10 10:49:36
제목 : 성장사다리펀드 만기연장 불안감 증폭
지난 10년간 마중물 역할 톡톡…추가 논의 안갯속[톱데일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의 대표 모펀드인 성장사다리펀드의 투자 만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펀드 조성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다. 이에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성장사다리펀드가 이대로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3년 만들어진 성장사다리펀드는 금융위원회 주축으로 여러 기관이 참여해 만들어졌다. 한국정책금융공사를 비롯해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등이 3년에 걸쳐 총1조8500억원을 출자했다. 4조원 이상의 민간자금을 더해 6조원 규모의 자펀드 조성을 목표로 했다.
대규모 금액을 위탁 운용하게 된 성장사다리펀드는 여러 자펀드를 결성해 정책기관의 자금이 벤처기업으로 흘러가게 했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게 투자금이 유입되도록 창업-성장-회수로 나눠 자펀드를 구성했다. 이에 ▲스타트업펀드 ▲엔젤매칭펀드 ▲크라우드펀드 ▲초기자산인수펀드 ▲구조화금융펀드 ▲M&A지원펀드 ▲세컨더리펀드 등 여러 자펀드가 만들어졌다.
10년 투자, 10년 회수 구조로 짜인 성장사다리펀드는 현재의 한국성장금융이 만들어지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성장사다리펀드 실무 업무를 위해 출자기관에서 파견나온 직원들도 구성된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이 법인화 돼 2016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탄생했다.
의미 있는 성과도 여럿 기록했다. 성장사다리펀드 자금을 받아 400억원 규모로 결성된 '스톤브릿지성장디딤돌투자조합'이 지난 2020년 말 펀드 결성액의 4배 이상인 1685억원을 회수하면서 청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투자수익률(IRR)은 38%를 기록했다. 두나무, 크로키닷컴, 수아랩, 원티드랩, 제주맥주 등이 해당 펀드에서 투자 받으며 성장한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성장사다리펀드는 한국성장금융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성장금융의 영업수익(매출액)은 모펀드 위탁 운용에 따른 수수료수익(투자신탁위탁자보수)와 이자수익으로 구성된다. 이중 수수료수익이 거의 전체를 차지한다.
한국성장금융의 수수료수익은 지난 2017년 58억2000만원에서 ▲2018년 73억7000만원 ▲2019년 99억원 ▲2020년 133억1000만원 ▲2021년 176억원 ▲2022년 200억60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성장사다리펀드 조성 규모가 큰 만큼 매출에서도 큰 부문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성장사다리펀드가 올해 8월 투자 기간이 끝나는 만큼 새로운 마중물을 벤처투자 업계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펀드를 재조성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모펀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1년여 전부터 필요성을 제기됐지만 구체화된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꼽히지만 우선 정부 차원의 의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성장사다리펀드 탄생 자체를 금융위원회에서 주도한 만큼 해당 펀드는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금융위가 한국성장금융이 담당해오던 기업구조혁신펀드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넘기는 등 한국성장금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KDB산업은행의 본사 이전도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산업은행은 성장사다리펀드의 최대 출자자인 만큼 밀접하게 논의해야 하는 대상이지만 현재는 부산 이전 문제가 겹쳐 있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성장금융이 최근 산업은행의 '혁신성장펀드' 위탁 운용사로 선정됐지만 성장사다리펀드와 비교했을 때는 매우 작은 규모다. 올해 1차년도 출자사업에 배분된 출자금 4536억원 중 한국성장금융이 담당하는 금액은 2160억원이다. 이를 기반으로 6000억원 규모의 자펀드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장사다리펀드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모펀드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성장금융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안정적인 주 수익원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국성장금융이 지속적으로 직원을 뽑아 성장해온 만큼 쓰는 영업비용도 늘었다. 영업비용에는 급여가 포함된 판매비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 2017년 총 24억원 수준인 급여는 지난해 75억3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수입원 감소와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성장사다리펀드 향후 계획에 대해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외부에 밝힐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min37@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7.09 15:30
스톤브릿지벤처스 | 4,850 | 150 | +3.19%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