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백신펀드' 자펀드 조성 기한 또 연장
입력 : 2023.05.16 17:34:21
제목 : 'K-바이오·백신펀드' 자펀드 조성 기한 또 연장
고금리·낮은 출자비율에 GP 자금 확보 난항…6월말 데드라인[톱데일리] 윤석열 정부 들어 국내 바이오·백신 산업을 키우기 위해 추진한 'K-바이오·백신펀드'(이하 바이오백신펀드)가 제대로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모험자본이 확보할 수 있는 출자금이 줄어든 가운데, 최소 펀드 결성 금액 대비 앵커 출자자(LP) 비율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출자자와 운용사는 우선 출자비율과 자펀드 결성 금액을 조절하지 않고 펀드 조성 기한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16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가 추진한 바이오백신펀드의 결성 시한이 두 번째 연장됐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야 펀드의 본격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바이오백신펀드는 지난해 처음 등장한 펀드다. 윤석열 정부가 침체된 바이오 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자금 부족으로 임상을 진행하지 못하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보건복지부 예산 1000억원과 국책은행(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수출입은행)이 1000억원을 출자해 2개 운용사를 선정하는 구조로 계획했다. 선정 운용사는 각각 1000억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1500억원의 민간자금을 확보해 최소 2500억원 펀드를 결성해야 했다.
출자사업 제안서 접수 결과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캐피탈(공동운용)과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도전하며 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두 운용사는 무난하게 최종 위탁 운용사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9월 운용사 선정을 완료한 보건복지부와 모태펀드 등은 11월 기획재정부 승인을 받은 후 올해 2월 펀드 결성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고금리 등으로 민간 투자 시장이 위축하면서 운용사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펀드 결성 기한을 이달 15일까지 한 차례 연기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펀드 운용을 위해 결성 펀드를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설정한 것도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보탰다. 일반 사모펀드와 달리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상장사, 금융회사, 연기금 등 전문 투자자만 출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
한 차례 펀드 결성 기한을 연장했지만, 대규모 펀드를 결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캐피탈과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모두 자펀드를 결성하지 못해 기한은 6월 말까지 추가로 연장됐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캐피탈은 우선 계열사 자금을 확보하고 여러 금융회사나 제약사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확보해야 하는 1500억원 중 미래에셋증권이 5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이 15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바이오 투자를 담당한 김재준 전무와 김한수 미래에셋캐피탈 상무가 대표 펀드매니저로 펀드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오랜 시간 바이오 투자를 한 경험이 있는 정영관 대표를 중심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이번 출자사업에 도전하기 전부터 바이오 전용 펀드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바이오 심사역을 영입한 만큼 대규모 펀드를 운용하기 위한 전문성은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운용사 모두 제약 바이오 투자 성과는 충분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 모아야 하는 자금이 워낙 커 펀드 결성이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적 성격이 강한 바이오백신펀드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시장 상황을 반영해 구조를 짰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바이오백신펀드가 나올 당시 투자 업계에서 바이오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회의적이었다"며 "전체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시장 상황 속 바이오 투자만을 위한 대규모 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조성을 목표로 하는 펀드 규모 대비 출자 비율이 너무 낮았다"며 "사업을 검토한 일부 대형 벤처캐피털도 출자비율 때문에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것은 분명하지만 펀드가 결성만 된다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바이오 전문 심사역은 "과거 사례를 봐도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만들어진 펀드가 오히려 좋은 성과를 기록한 경우도 있다"며 "현재 훌륭한 국내 제약·바이오 벤처기업이 자금이 없어 임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펀드가 만들어지면 시기적절 할 때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min37@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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