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흉한 증권업계, 1Q 호실적에도 '울상'

입력 : 2023.05.17 08:10:07
제목 : 흉흉한 증권업계, 1Q 호실적에도 '울상'
PF 물량 부담에 CFD 손실 우려까지↑…2분기 이후 전망은 '글쎄'

[톱데일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 업계가 좀처럼 미소를 띠지 못 하고 있다. 최근 일어난 차익결제거래(CFD) 사태와 지난해부터 이어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2분기 이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5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만 1조2685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11.6% 증가한 성과를 창출했다.

개별적으로는 키움증권의 실적 성장이 두드러졌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29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7.3% 증가한 성적을 거뒀다. 키움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에 대한 증권업계의 시장 예상치가 188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이 전년동기 대비 79.9%, 전분기 대비 166.5% 증가한 18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66.4%, 전분기 대비 2339.2% 개선한 25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각각 2482억원, 26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주식시장이 회복하면서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시장금리 안정화에 따른 증권사 상품 운용 수익 역시 크게 개선됐으며 계절적 영향에 따른 배당금 증가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PF 물량 부담에 CFD 미수채권 발생 위험까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대량 매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FD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로 SG증권 창구에서 일부 종목들의 대량 매도가 연이어 발생했다. 특정 종목의 주가 급락으로 이후에도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마진콜(추가 증거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맞추지 못해 대량 반대매매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로도 손실을 메우지 못한다면 남은 부분은 미수채권으로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CFD는 고객으로부터 담보를 제공 받지 않기 때문에 미수채권은 대부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된다.

업계에서는 SG증권 사태로 인한 증권사들의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CFD 거래로 인해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FD 거래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총 13곳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거래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교보증권이 6180억원, 키움증권이 5576억원의 CFD 거래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PF 익스포저(노출금액) 손실 발생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부실 사업장(본PF 전환 실패, 미분양 등) 발생에 따른 손실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권 전반적으로 CFD 손실에 따른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2분기부터 증권사들이 미수채권 발생에 따라 충 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CFD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꺾이며 거래금액이 감소하는 등 간접적인 여파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PF 전환 실패, 미분양 사업장으로 인한 PF 충당금 역시 향후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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