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가치’ 홈플러스, 1조원이면 인수할 수 있다고?

박윤균 기자(gyun@mk.co.kr)

입력 : 2025.07.08 22:44:45
새주인 찾기 나선 홈플러스
‘전세 낀 아파트’ 빗대 설명


홈플러스 매장 [이충우 기자]


기업 회생계획 인가 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적극적으로 인수자 찾기에 나섰다. ‘예상 투입 자금이 너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전세 낀 아파트’ 비유를 들어가며 “실제 투입될 현금은 1조원 미만”이라고 우려를 불식하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8일 홈플러스는 “시장에서 실제 인수에 필요한 자금 규모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며 “주요 재무적 구조와 핵심 회생계획을 감안하면 실제 인수에 필요한 현금 규모는 1조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자사의 전체 기업가치를 약 7조원으로 산정했다. 약 4조원(총자산 약 6조8500억원, 부채 2조9000억원)의 순자산에 홈플러스의 브랜드, 사업 지속 가능성, 보유 부동산 등을 반영한 수치다.

다만 회사 측은 “기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보통주 투자에 대해 일절 권리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홈플러스를 조사보고서상 청산가치인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인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회생실무상 인수·합병(M&A) 시 최소한 청산가치 이상으로는 기업가치가 정해져야 한다”며 “실질적으로는 기업가치의 절반가량인 3조3000억원의 할인 효과를 얻게 되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홈플러스는 “인수자가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3조7000억원으로 평가해 양수하면 전체 채권 규모인 약 2조9000억원보다 많아 인수에 대한 채권자 동의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홈플러스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4조8000억원 규모 부동산 자산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활용할 경우 일반적인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면 2조원 내외의 자금 차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인수자가 담보 차입으로 2조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부족분을 현금으로 보완한다면 실제로 투입해야 할 자금은 1조원 미만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는 “이번 인수 구조를 ‘전세 낀 아파트’ 비유로 이해할 수 있다”며 설득에 힘을 실었다. 7조원짜리 아파트가 있는데 2조9000억원의 전세가 들어가 있고, 전 주인이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겠다면 새 매수자는 이 아파트를 담보로 2조원을 빌려 전세금 일부를 갚을 수 있고, 실제는 현금 1조원 미만으로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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