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함에 따라 그 여파로 기업 보안에 대한 투자가 늘며 사이버보안주들이 미국 증시에서 상승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일부 사이버 인프라스트럭처 시설이 중국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발표한 영향도 한몫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팰로앨토 주가는 전날보다 14.57달러(7.68%) 상승한 204.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팰로앨토 주가는 47% 올라 나스닥 종합주가지수 상승률(20%)을 웃돌았다.
이날 팰로앨토는 지난 2~4월(회계연도 2023년 3분기) 매출액 17억2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1.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월가 컨센서스(추정치)와 유사했고 순이익은 예상치(0.93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 7320만달러 순손실에서 1억780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수익성이 개선된 배경으로 대규모 계약이 늘어났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 1분기 1000만달러가 넘는 계약 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136% 증가해 500만달러 이상(62%), 100만달러 이상(29%) 규모의 계약금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사이버보안 관련 매출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은 오히려 팰로앨토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니케시 아로라 팰로앨토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보안 체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관련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도 늘면서 많은 고객사가 오히려 보안 서비스를 단순화하고 통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팰로앨토는 이 같은 트렌드를 5년 전부터 인지하고 네트워크·클라우드·보안 운영 등 3가지 분야로 구성된 플랫폼 서비스 개발해 왔는데, 이 점이 실적 증대에 주효했다는 것이다. 지스케일러(1.66%), 옥타(1.5%), 크라우드스트라이크(3.68%) 등 사이버보안 관련 상장사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MS는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해커들이 미국의 전방위적 산업 분야 내 '핵심' 사이버 인프라에 손상을 줬다"고 밝히며 이들의 공격을 받은 이용자는 계정을 폐지하거나 개인정보를 바꿀 것을 촉구했다. 이에 사이버보안 관련주 주가가 함께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도 사이버보안 시장은 성장기에 있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36억달러에서 2030년 4249억달러로 3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클라우드 도입, 자동화 등은 사이버보안 시장 성장을 점치게 하는 장기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팰로앨토를 비롯해 나스닥에 상장된 사이버보안 기업은 비우호적인 거시 경제 환경에서도 올 들어 주가가 급등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연중 주가 상승률은 44%, 옥타는 21%에 달한다. 증권 전문가는 이 같은 흐름이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팰로앨토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