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유료 정책 강화…국내 OTT '초긴장'

입력 : 2023.05.26 14:01:25
제목 : 넷플릭스, 유료 정책 강화…국내 OTT '초긴장'
미국 등 계정 공유 금지 확장…'광고 요금제' 역할 부상

[톱데일리] 넷플릭스가 본국인 미국에서까지 계정 공유 금지를 적용키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정책 도입을 서두를 전망이다. 국내 정책 변화의 일환으로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 강화 노선을 택한 만큼, 유료화 전략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26일 OTT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가 공식적으로 결정됐다. 넷플릭스는 최근 "23일부터 미국에서 가구 구성원이 아닌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낼 것"이라며 "가구 구 성원이 아닌 누군가와 계정 공유를 원한다면 추가 회원 요금을 내야 한다"고 공지했다.

미국에서 기존 계정에 같은 가구 구성원이 아닌 이용자를 추가 등록하려면 한 달에 7.99달러(약 1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이용자를 추가할 수 있는 요금제 구성은 월 15.49달러(약 2만원)를 내는 스탠다드와 월 19.99달러(약 2만6000원)를 내는 프리미엄 요금제에 해당한다.

이번 정책은 미국과 멕시코를 비롯해 영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노르웨이, 호주, 독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등 전 세계로 확대 시행된다. 넷플릭스는 기존에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지역과 캐나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국가에서 계정 공유 금지를 적용해 왔다.

계정 공유 유료화는 넷플릭스가 내건 수익성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달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시작하자 단기적으로는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듯했으나 이후 다시 가입자 수와 수익이 증가했다"며 "2분기부터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정책 확대를 예고했다.

이번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 도입 명단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넷플릭스는 조만간 국내에서도 계정 공유를 금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앞서 한국에서도 지난 2월 계정 공유를 금지하겠다고 공지했으나 사용자들의 반발이 일자 2분기 중으로 잠정 미룬 상태다.

계정 공유 정책 변화로 인한 구독자 이탈은 광고 요금제에서 가입자를 끌어올려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해당 요금제는 월 5500원으로 기존 3종 요금제(9500~1만7000원)보다 저렴한 대신 짧은 광고를 콘텐츠 시작 전과 중간에 시청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가 유료화 정책으로 변화를 가하면서 국내 OTT 사업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대표 OTT 사업자들은 기본적으로 계정 공유 인원 수에 따른 요금제 구성을 따르고 있지만, OTT 시장을 주도하는 넷플릭스의 정책 변화에 따라 각사의 유료 정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은 38%로 압도적인 1위다. 이어 티빙(18%), 웨이브(14%), 쿠팡플레이(11%), 디즈니플러스(5%), 왓챠(3.7%)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사업자들이 저마다 과도한 콘텐츠 지출로 적자 경쟁을 펼쳤지만, 넷플릭스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티빙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1191억원으로 2021년보다 적자 규모가 무려 56%나 늘어났다. 웨이브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217억원으로 전년 558억원 대비 2배가 넘는 적자 폭이 발생했다. 왓챠 영업손실은 2020년 155억원, 2021년 248억원을 거쳐 지난해엔 555억원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의 계정 유료화 확대가 국내 OT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소비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족, 친구 외 제3자와 OTT 계정을 공유하는 모임이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며 계정 공유 사례가 많다. 아직까진 티빙, 웨이브, 왓챠 등은 넷플릭스처럼 계정 공유를 막을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광고 시청 요금제는 향후 OTT 업계의 주 수익 모델로서의 역할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내 사업자들의 도입이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광고 매출 규모가 연간 최대 3716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매출 7733억원을 감안하면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실제로 왓챠는 지난 3월 구독자들에게 광고 요금제 도입과 관련한 설문조사 메일을 발송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설문조사는 광고 요금제 도입을 결정하기 위해서가 아닌 이용자들의 인식 조사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티빙과 웨이브도 광고 요금제 도입에 대해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계정 공유 금지 자체는 국내 사업자들이 아직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넷플릭스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내 OTT 사업자들이 수익 개선에 특별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어 광고 요금제 도입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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