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키즈] [에프에스티] 실적 부진에 현금 축소 '이중고'
입력 : 2023.05.31 16:02:55
제목 : [삼성 반도체 키즈] [에프에스티] 실적 부진에 현금 축소 '이중고'
영업익 감소하다 1Q '적자전환'…600억원대 차입금 상환 부담 [톱데일리] 삼성전자가 투자한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 전문업체 '에프에스티(FST)'가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올해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실적 개선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에프에스티는 지난 1987년 설립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의 포토마스크(Photomask) 보호막인 '펠리클(Pellicle)'과 반도체 제조장비의 온도를 조절하는 '칠러'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특히 펠리클은 컴 퓨터, 스마트폰, TV 등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핵심 소재로 통한다.
에프에스티는 지난 1989년 포토 공정 펠리클 개발에 성공한 후 현재까지 국내 유일 펠리클 생산 기업으로 성장세를 다져오면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3월 에프에스티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430억원을 투자해 지분 7%(152만2975주)를 취득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지분을 취득한 이후 2년 동안 에프에스티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에프에스티는 투자받기 직전 해만 해도 연결기준 영업이익 248억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226억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엔 그보다 72.7% 하락한 62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해는 매출 성장 측면에서도 둔화된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부터 매년 30% 가까운 매출 성장을 보였던 에프에스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234억원을 거두면서 전년(2137억원) 대비 4.6% 성장에 그쳤다. 매출원가(1449억원)와 판관비(723억원)만 크게 불어났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 이후 실적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당일 에프에스티 주가는 급등하며 종가 기준 3만12000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단계적으로 하락해 1년 반 만에 1만750원까지 내려오며 3분의 1토막이 났다가, 지난해 말 1만5600원으로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에프에스티 지분에 대한 가치도 크게 줄어들었다. 취득금액 430억원에 대한 장부가는 취득 당해 말 386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말 23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불과 2년 만에 취득가의 44.8%에 해당하는 142억원 가량이 증발한 것이다.
올해 들어선 에프에스티의 실적 부진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들어 에프에스티는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3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특히 19억원 가량의 투자관련손실이 발생하면서 순손실은 49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2395억원)도 일부 축소되는 등 재무적 타격을 받았다.
에프에스티는 지난해 말 기준 자회사 에스피텍, 화인세라텍 포함 26곳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단순투자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ASML 등 해외 유력 IT 기업 대상으로 200주에서 3700주에 이르는 투자를 한 것은 특히 눈길을 끄는 지점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향후 업황이 전반적으로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돌고 있지만 당장은 에프에스티를 포함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폭등하면서 2분기에도 실적 부진 흐름이 상당 부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프에스티 관계자는 "전방 투자가 하반기에 어떻게 흘러가느냐 하는 변동사항이 있 고 그에 따라 실적 방어를 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1분기 실적에서 보듯이 2분기에서도 이익 업사이드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 전년 동기 대비 주춤한 모습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에프에스티는 현금이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어 올해 원활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투자할 당시만 해도 444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던 에프에스티는 지난해 기점으로 현금이 188억원까지 줄어들었고 올해 1분기엔 162억원으로 축소했다.
반대로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는 불어나고 있다. 에프에스티가 연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유동성 장기차입금 포함 616억원에 달한다. 2020년만 해도 244억원에 불과했던 단기차입금이 사업 확장 과정에서 3배 가량 불어나면서 현재는 상환 여력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자회사 중에선 대표적으로 지난해 순손실 69억원을 입은 '이솔' 등이 에프에스티 재무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솔은 극자외선(EUV) 마스크 결함 리뷰 장비, EUV 마스크 위상 측정 장비 등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으로 에프에스티가 2018년 지분율 66.67%를 확보했다.
이솔의 경영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프에스티는 타 기관투자가를 끌어들여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에프에스티는 이솔에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한 17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7월에도 5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시행한 후 현재는 지분율 40.88%로 내려왔다.
에프에스티 관계자는 "이솔 운영에 대해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원가 절감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고 특히 인력의 효율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연구개발에 있어서는 앞으로 미래 먹거리 투자가 줄어들면 안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인적 요소를 개선하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18 15:30
에프에스티 | 18,320 | 0 | 0%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