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다른 유통채널과 달리 편의점으로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대형마트와 달리 상품을 소분해 판매하는 데다 각종 프로모션과 할인 혜택으로 업계 최저가 상품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31일 각 사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업계는 저마다 저가 커피 판매고를 올리는 데 열중하고 있다.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여름철이 본격 시작되자 아이스커피 수요가 특히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GS25는 내달 한 달간 원두커피 카페25 상품 중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지와 아메리카노 라지를 각각 60원과 14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오전 시간대 타임세일(300원)과 카카오페이 페이백(600~1000원), ‘우리동네 GS클럽’ 구독 할인 25%, 통신사 제휴 할인 10%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식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내달 한 달간 카카오페이로 ‘세븐카페’ 아이스를 구매할 경우 50% 현장할인을 제공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를 900원에 살 수 있게 되는데 통신사 할인과 구독 서비스 할인 등을 추가로 받으면 최저 580원에 살 수 있다.

앞서서는 CU가 5월 한 달간 즉석 원두커피 브랜드 ‘겟(GET) 커피’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엑스라지(XL)을 2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마트24의 경우 이프레쏘 원두커피 구독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가 월 2000원의 구독료를 내면 이프레쏘 즉석커피 할인쿠폰 15개를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모든 할인이 적용되면 아메리카노를 7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들이 프랜차이즈 업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먹거리를 판매할 수 있는 건 자체 브랜드를 통해 유통 마진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연일 힘들어하는 소비자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가맹점 매출도 올리는 효과를 동시에 내겠다는 목표다.

외출 증가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늘어난 커피 수요도 공략 중이지만, 커피 행사만 진행하는 건 아니다. ‘런치플레이션’ 여파로 도시락 등 간편식 수요가 급증한 만큼 이를 겨냥한 프로모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성비 도시락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GS25 ‘김혜자 도시락’의 경우 지난 2월 재출시된 뒤 최저 250원에 판매되며 ‘품절대란’을 일으켰다. 한 끼 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하려는 직장인과 학생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재출시 3개월여 만에 650만개가 팔려나갔다.

GS25와 업계 1위를 놓고 다투는 CU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CU는 지난 3월 ‘백종원 제육 한 판 도시락’을 출시한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밀리언셀러(100만개 판매)’ 등극에 성공했다. 정가는 4500원이었지만, 각종 할인을 받으면 절반 수준에 구매할 수 있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일 상품을 구매하는 데 여러 건의 할인이 중복 적용돼 점주와 소비자 모두 번거롭다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그러나 물가 상승 여파로 ‘짠테크족’이 늘어나고 있어 관련 프로모션이 더 활발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PB상품을 중심으로 하는 할인 행사에서 마진이 크게 남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무래도 점주들이 번거롭다고 느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윤을 남기기보다 소비자와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의 행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