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고 해서 팔았는데”…한국인 뒤통수 강하게 맞았다는데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6.02 00:29:18
입력 : 2023.06.02 00:29:18
지난달 대형 기술주 팔고
장기채·배당주로 대거 이동
금리 반등에 손실 못 면해
장기채·배당주로 대거 이동
금리 반등에 손실 못 면해

‘셀인메이’라는 증시 격언에 따라 국내 미국주식 투자자들은 지난달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대거 이동시켰지만 오히려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기업들을 필두로 기술주들이 급등한데다 미국 장기채 금리까지 반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5월1일~5월30일)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0개 중 9개가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주식 유형은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와 배당주인데 이달 미국 기준금리가 소폭 상승하면서 대부분 자산들의 가치가 떨어져서다.
지난달 국내 미국주식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 10개 중 3개가 장기국채 ETF였다. 잔존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가격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국채 3X(TMF)’가 순매수 금액 2억3274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수익률에 커버드콜 전략을 더한 ‘아이셰어즈 20년+ 국채 바이라이트(TLTW)’는 순매수 금액 3986만 달러로 상위 5위였다. 20년 국채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아이셰어즈 20년+ 국채 ETF(TLT)’도 순매수 상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TMF의 주가는 최근 한달간 1.37%, TLTW는 0.89%, TLT는 0.14% 하락했다. 물론 해당 주식들은 최고 연 10%대의 고배당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주가 상승률은 별개로 볼 여지도 있으나 나스닥 종합지수가 6%가까이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익률이다.
배당주로 유명한 ETF나 개별 주식도 있었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 ‘JP모건 나스닥 프리미엄 인컴 ETF(JEPQ)’, 리얼티 인컴 등이 대표적이다. SCHD는 펩시코·머크·코카콜라·브로드컴 등 배당을 꾸준히 늘려 온 미국 주식들을 담고 있는 월배당 지급 ETF로 최근 한달간 주가가 4.19% 하락했다.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월 배당을 지급하는 리츠주로 유명한 리얼티 인컴도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주가는 4.5% 하락했다. 배당주는 금리가 오르면 고금리를 지급하는 예금의 상대적 매력도가 올라가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리츠주인 리얼티 인컴은 부채 비용 증가 우려로 가격이 이중으로 눌림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초 4%에 육박하다 지난 4월말 3%대 중반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26일에는 3.8%까지 반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과도하게 반영한 금리가 제자리를 찾은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수혜를 받은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4% 상승했지만 서학개미들은 해당 지수 수익률 3배를 거꾸로 추종하는 ETF에 대거 베팅하면서 손해를 본 것으로도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SOXS)’를 9051만달러 어치 순매수해 두번째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에 등극했는데 이 종목의 가격은 38% 하락했다. 반도체 등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 종합지수 수익률을 3배 거꾸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SQQQ)’도 순매수 3위에 올랐지만 수익률은 -20%였다.
그나마 수익을 낸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애플 등 기술 대형주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월배당 ETF ‘JP모건 나스닥 에퀴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Q)’였다. JEPQ는 지난 한달간 주가가 4% 올랐다. 해당 상품은 커버드콜 방식으로 하락장에서의 주가 하락을 방어하며 월배당을 지급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커버드콜 전략이란 옵션 등을 활용해 상승·하락폭을 제한하는 것이다. 상승할 때는 수익을 오롯이 누리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횡보하면 콜옵션 매각분을 분배금으로 돌려 높은 배당수익을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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