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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투자 유치 후 가파른 성장세… 제품 다각화로 전방산업 둔화위험 회피

[톱데일리] 진공펌프 제조회사 엘오티베큠의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태양광 등 전방산업의 성장에 따라 진공펌프 수요가 증가한 것이 매출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엘오티베큠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로부터 안정적인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태양광 진공펌프 매출까지 더해졌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엘오티베큠 매출은 전년 동기 750억원 보다 47% 증가한 110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7억원, 당기순이익은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4%, 251%씩 늘어났다. 엘오티베큠의 1분기 제품생산실적은 3200여대이며 이를 평균가동률로 나눌 경우 104%에 해당한다. 수주 물량을 납품하기 위해 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수선·보수(CS) 능력도 엘오티베큠의 강점 중 하나다.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후관리를 통해 전체 매출 중 20% 안팎을 창출한다. 엘오티베큠은 사후관리 능력을 특화하기 위해 지난 2021년 6월 수선보수사업 부문을 담당할 엘오티티에스를 분할 신설했다.

연간 실적으로 살펴봐도 엘오티베큠 실적은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742억원으로 전년 2560억원과 비교할 때 44%가량의 증가세를 보였다.

엘오티베큠의 실적 상승이 안정적인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면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채비율은 53%이며 이자보상비율은 약 28배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 변동에 따른 재무적 위험이 낮았던 것도 엘오티베큠의 성장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투자 유치를 즈음해 엘오티베큠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11월 경영참여 목적으로 엘오티베큠 지분 7.1%를 19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엘오티베큠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전년 365억원에서 2020년말 644억원으로 큰 증가 폭을 보였다.

2021년 엘오티베큠은 삼성전자와 3건의 반도체 공정용 건식진공펌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300억원에 육박했다. 삼성전자는 기존에도 엘오티베큠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였지만, 투자를 기점으로 양사 간 협력관계가 더 공고해진 양상이다.

꾸준한 영업현금흐름과 삼성전자 투자금으로 현금을 쌓은 엘오티베큠은 지난 2022년 1월 자회사 엘오티씨이에스를 거쳐 반도체 포토공정 업체 주영 지분 100%를 270억원에 인수했다. 반도체 포토(photolithography) 공정이란 반도체 표면에 전자회로를 그리는 작업을 말한다. 엘오티베큠이 기존 진공펌프에 더해 반도체 와퍼용 베이크오븐 등 반도체 제조 장비로 매출원을 다각화한 것이다. 반도체 제조 장비 사업 부문은 지난해 전체매출의 10%에 해당하는 380억원의 매출을 냈다.

엘오티베큠은 지난달 중국 정보전자 남경 개발 유한회사와 선진SC로부터 총 677억원 규모의 태양광용 건식진공펌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대비 18%에 이르는 규모다. 약 270억원 어치 물량은 올해 11월까지 납품할 예정이며, 나머지 물량의 계약기간은 내년 7월로 설정돼 있다. 올해 메모리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위축되면서 엘오티베큠의 진공펌프 사업이 비우호적 영향에 놓였지만,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발굴하면서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