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발 나선 한화갤러리아, 신사업 향방은

입력 : 2023.06.26 15:14:51
제목 : 재출발 나선 한화갤러리아, 신사업 향방은
그룹 내 유통 사업 비중 2% 불과…와인·햄버거 등 유통 기업간 치열한 경쟁

[톱데일리] 한화갤러리아가 올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지휘 아래 독자 경영에 나서며 신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햄버거, 와인 등 식음료 사업을 키우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갤러리아가 신사업 성과를 앞세워 그룹 유통 사업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월 한화솔루션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고 재상장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한화갤러리아는 2021년 한화솔루션에 흡수 합병된 지 2년 만에 다시 인적 분할되면서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자회사로 변경됐다. 한화갤러리아는 신설 법인으로 독자 경영에 나서면서 본격 재출발한 셈이다.

이와 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김 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석유화학·방산 사업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사장이 금융업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한화갤러리아 경영 전반을 맡고 있는 김 본부장이 유통 사업을 운영하게 되면서 한화그룹이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완성했다는 의견이다.

김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 내 신사업을 적극 확대하며 그룹 유통 사업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 현재 갤러리아(5413억원)를 포함해 유통 사업 관련 매출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그룹 전체의 2% 비중에 불과한 상태다.

그 첫 번째 신사업이 햄버거다. 26일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매장 1호 강남점의 문을 열었다. 해당 매장은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총 2개층의 150여개 좌석으로 구성돼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강남점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국내 15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파이브가이즈는 한화갤러리아가 본격적인 독립에 나선 이후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햄버거업계에 뛰어든 것은 시장 전망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국내 햄버거 시장은 지난해 기준 매출 규모에 약 4조원에 달하면서, 업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파이브가이즈와 같은 프리미엄 콘셉트로는 SPC그룹의 '쉐이크쉑'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며, 최근 bhc '슈퍼두퍼', '고든램지버거' 등이 후발주자로 경쟁에 가세했다.

파이브가이즈는 김 본부장이 직접 주도한 사업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김 본부장은 파이브가이즈의 브랜드 계약 체결부터 1호점 준비까지 직접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지난 4월 홍콩에서 열린 매장 현장실습에 직접 참여하는 등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본부장은 파이브가이즈 흥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22일 열린 파이브가이즈 간담회에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브랜드는 아무 곳도 없다"며 "그 이유는 품질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브랜드의 경우 냉동 감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파이브가이즈는 생감자만을 사용한다"며 "이런 점부터 완전한 차별점이라고 생각하며, 직접 먹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이브가이즈 흥행 여부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과거 유통 대기업들이 해외 브랜드를 들여오며 사업을 확대했지만, 실패한 경험도 다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자니로켓'을 선보였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결국 브랜드를 철수했다. 현대백화점도 2015년 미국 컵케이크 브랜드 '매그놀리아'를 들여왔지만,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5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한화갤러리아는 와인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초 와인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했다. 비노갤러리아는 주류 수출입, 주류 도소매업, 와인잔 수출 등을 사업 목적으로 두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자체 와인 매장인 '비노494'와의 시너지 창출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와인은 많은 유통 기업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신세계그룹은 2008년 주류 수입·유통 자회사인 '신세계L&B'를 설립한 이후 지난해 미국 와이너리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으며, 롯데그룹도 롯데마트 내 선보인 와인 특화 매장 '보틀벙커'가 이목을 끌면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화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유통 기업들간 와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햄버거, 와인에 이어 하반기에는 스페인산 프리미엄 돼지고기 이베리코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올해 초 스페인에서 한화가 운영하는 이베리코 농장에 직접 방문해 사전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베리코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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