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영원무역] ⑤ 성래은의 승부수, CVC로 '제2의 스캇' 확보할까

입력 : 2023.07.12 10:40:10
제목 : [유통진단] [영원무역] ⑤ 성래은의 승부수, CVC로 '제2의 스캇' 확보할까
싱가포르에 'YOH CVC' 설립…850억원 규모 1호펀드 구축 매출 36% 기여 스캇 효과 지켜본 성래은, 성과 재현 '총력'

[톱데일리] 영원무역그룹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성래은 그룹 부회장(영원무역홀딩스 대표 겸 영원무역 부회)의 승진과 맞물려 진행된 CVC 투자는 그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직 후계구도가 완성되지 않은 가운데 부친인 성기학 회장이 성래은 부회장의 승진과 동시에 CVC 투자를 통한 활로 모색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지 않은 의미가 내포하고 있는 까닭이다.

◆ 성래은 적 담은 '홀딩스·영원무역' 유망기업 동반 투자

영원무역은 현재 CVC 투자를 통한 새로운 투자처 발굴에 나서고 있다. 주요 스타트업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향후 시너지 효과를 도출하면서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복안이다. CVC는 VC와 유사하지만 단순히 재무적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해당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과 결부시킬 만한 새로운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구축하는 성격도 상존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시적 재무부담이 따르지만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을 수 있고, 안정적으로 입지를 다진 회사를 덩치가 커지기 전 인수해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CVC를 위한 기반 조성은 마쳤다. 그룹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7월 약 12억원을 출자해 싱가포르에 'YOH CVC PTE.LTD.' 법인을 설립하고, 펀드 'YOH CVC Fund1 Limited Partnership'을 조성해 400억원을 투자했다. 주력사인 영원무역도 450억원을 출자했다. 그룹 차원의 든든한 자금 지원으로 투자처 발굴을 위한 대규모 실탄을 마련한 셈이다.

시선은 해외다.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이른바 '스캇 효과'를 재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영원무역이 사세를 확장한 배경에는 해외 자전거 브랜드 사업 투자가 한몫을 했다. 영원무역은 지난 2013년 7월 스위스 소재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스캇(SCOTT Corporation SA)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0.0%(250만주)를 약 458억원에 매입했다. 단순투자목적이던 스캇 지분 투자는 향후 경영참여로 이어졌다. 영원무역은 2015년 3월 스캇 지분 30.1%(375만1250주)를 약 1124억원에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50.01%(625만1250주)로 늘렸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과반 이상의 지분을 쥐는 데 약 1582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영원무역은 그간 제조OEM이란 단순한 사업구조를 탈피하면서 자체 브랜드 유통 및 판매라는 역량 강화를 꾀할 수 있었다. 영원무역의 사업구조는 크게 제조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과 스캇으로 나뉜다. 제조OEM은 약 40여개 해외 유명 바이어들로부터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신발, 백팩(Backpack) 등의 제품을 수주받아 영원무역 해외현지법인 공장에서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틀이고, 스캇 부문은 프리미엄 자전거 및 스포츠용품 유통사업을 영위한다.

지분 투자의 성과는 쏠쏠했다. 스캇의 매출은 해마다 증가해 현재 그룹 주력사인 영원무역의 전체 매출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 경영권을 확보한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스캇의 매출은 약 2908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3975억원으로 4.8배 가량 확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규모는 인수 초기엔 경쟁사들을 의식해 할인 판매를 지속한 영향으로 2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하던 것에서 작년엔 연간 기준 1402억원의 이익을 내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도 그럴 것이 영원무역은 스캇을 주축으로 관련 사업의 폭을 확대해 왔다.

스캇은 자전거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시장 세분화 전략으로 2015년 6월 독일 소재 자전거 회사 '베르가몬트(BERGAMONT)'의 지분 100%를 인수한 데 이어 그해 11월 '셰퍼드 사이클 오스트레일리아(SHEPPARD CYCLES AUSTRALIA LIMITED)' 및 '셰퍼드 사이클 뉴질랜드(SHEPPARD CYCLES NEW ZEALAND LIMITED)' 신규 법인을 설립해 각각의 지분 80%를 확보했다. 2015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 법인 설립에 투입된 초기금액은 각각 1220만 호주달러(AUD)(한화 약 106억원), 680만 뉴질랜드달러(NZD)(한화 약 55억원)이었다. 이후 스캇은 2017년 12월과 2018년 4월 각각의 지분을 10%, 5%씩 추가 취득했다.

2019년 5월에는 스캇의 자회사 스캇 스포츠(SCOTT SPORTS SA)가 풀 서스펜션 바이크 프레임(Full Suspension Bike Frame) 기술 특허권 확보를 목적으로 스위스 바이크 회사 볼드 사이클(BOLD Cycles AG)를 인수했다. 스캇을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 속 실적 증가가 영원무역으로 고스란히 흡수된 셈이다. 성래은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영원무역 전무이사 시절부터 이러한 스캇의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유럽불황에 스캇 위축 가능성↑…신규 투자 행보 속도

현재 영원무역은 장기적 관점에서 '제2의 스캇' 발굴이란 과제를 해소해야 한다.

영원무역 산하 스캇의 매출 기여도가 30%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유럽향 매출비중(자전거 기준 약 80%) 등 외생변수 속 손익 부진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필요한 까닭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캇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급증했던 자전거 수요 위축과 각종 판관비 증가 등 영향으로 각각 약 820억원, 920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스캇의 최근 3년(2020~2022년)간 영업이익 규모는 741억원, 1054억원, 1765억원으로 점증했던 상황이다.

보완책 마련을 위한 투자 행보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CVC 1호 펀드의 첫 투자도 진행됐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YOH CVC는 친환경 소재, 자동화 기술(오토메이션) 분야, 브랜드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혁신 기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 대상과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CVC 관련)구체적 투자 규모와 대상 등 기존에 공시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원무역은 인수·합병을 위한 매물도 다각도로 물색하고 있다. 앞서 영원무역은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콥데이(Corporation Day)를 통해 "현재 특별히 계획된 인수·합병 계획은 없지만 매물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CVC 관련 투자도 이 러한 행보와 궤를 같이 하고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실탄은 넉넉하다. 영원무역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1조8000억원(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달한다. 추가 펀드 조성은 물론, 궁극적으로 M&A에 나설 수 있는 충분한 규모다. 다만 자칫 재무적 부담만 떠안을 가능성도 상존한다. 인수를 통해 차입금 등 부담 요인들도 흡수하는 만큼, 투자금을 상쇄할 만한 효과를 이끌지 못할 경우 재무구조의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적 기여도가 높은 스캇의 부채 규모도 2015년 약 3097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현재 약 9700억원으로 확대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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