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락'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인수 효과 언제쯤

입력 : 2023.07.18 13:34:35
제목 : '신용등급 하락'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인수 효과 언제쯤
올해 1분기 적자 약 300억원…미니스톱 실적 개선·가맹점주 재계약 등 과제

[톱데일리] 세븐일레븐이 누적되는 적자에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초 미니스톱을 인수한 이후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는 모양새다. 세븐일레븐은 단기간 내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이 A로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신평은 신용등급 조정에 대해 영업실적 저하 폭 확대와 재무 부담 가중 등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미니스톱을 인수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 코리아세븐은 특수목적법인 롯데CVS711를 앞세워 일본 이온그룹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약 3100억원에 인수했다. 세븐일레븐은 약 2600개 미니스톱 매장을 모두 흡수해 총 1만4300개 점포 수로 현재 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다만 외형은 확대됐으나, 수익성은 악화되면서 내실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21년을 제외하고 2020년부터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5조5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가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문제는 올해도 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323억원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편의점업계 내 1·4분기가 비수기라고 하지만, 전년(78억원)과 비교해도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한신평은 편의점 시장 내 경쟁 강도 심화와 인건비, 물류비 비용 부담이 늘어난 동시에 미니스톱의 실적 부진과 인수 이후 브랜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제반 비용 등이 적자 폭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자가 쌓여가는 가운데 재무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2018년 연결 기준 코리아세븐의 순차입금은 약 600억원 정도였으나, 올해 1분기까지 8902억원으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이후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미니스톱 지분 취득으로 자금 부담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초 미니스톱 인수 이후 1년간 통합 과정에 공을 들였다. 영업 조직과 차별화 상품 통합 작업에 이어 물류, 전산, 시설 등 각종 제반 시스템 일원화를 진행했다. 사업적으로는 점포 규모가 큰 미니스톱의 강점을 활용해 즉석식품, 가정간편식 등 카테고리를 특화한 '푸드드림'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전략에도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앞으로의 행보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스톱 인수 이후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꾸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니스톱 점포 전환율은 75% 정도다. 또한 올해 평균 편의점 가맹 계약기간인 5년을 채우고 재계약 시장에 나오는 편의점이 약 5000개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니스톱 점주들이 GS25, CU, 이마트24 등 경쟁사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과거 세븐일레븐은 2010년 편의점 브랜드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이후 통합 과정에서 애를 먹기도 했다. 당시 바이더웨이의 브랜드 전환 과정에서 가맹점주와 비용 관련 갈등도 있었고, 결과적으로 전체 통합까지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는 가맹점주들의 이탈도 있었다.

세븐일레븐은 매년 미국 본사에 로열티를 내야 하는 구조라는 점도 수익 악화의 우려 요소로 꼽힌다. 코리아세븐은 세븐일레븐 상표 및 운영기술도입 계약에 따라 미국 법인에 판매와 관련된 순 매출의 0.6%를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세븐일레븐은 로열티로 81억원을 지급했다.

세븐일레븐의 침체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이 단기간 내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편의점 점포 포화와 후발주자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으로 신규 출점 경쟁이 점증하는 상황에 경쟁업체 대비 낮은 매출 규모는 가맹사업자 유치와 점포 입지 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인수 이후 미니스톱의 실적 부진이 심화된 모습으로 인해 단기일 내 비용구조가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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