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발목 잡은 '대주주 리스크'
입력 : 2023.07.21 17:40:19
제목 : 카카오뱅크, 발목 잡은 '대주주 리스크'
수익성·건전성·적정성 모두 '안정적'
대주주 '카카오' 주가조작 혐의에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막혀
주가도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나며 지지부진[톱데일리] 2000만명 이상의 고객 수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카카오뱅크의 신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대주주인 카카오의 적격성이 문제되면서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사업에 뛰어들지 못하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출범한 이후 고객 수 2118만명을 확보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범 2년 만인 2019년 연간 13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한 이후 ▲2020년 1136억원 ▲2021년 2041억원 ▲2022년 2631억원으로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101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당초 시중은행과 차별점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 이자수익은 4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9% 급증했다.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62%로 4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 평균치인 1.68%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도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36.95%로 19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자산건전성 지표를 보면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올해 4월 말 기준 0.58%를 기록했다. 케이뱅크(0.82%)와 토스뱅크(1.32%)보다 훨씬 낮은 셈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가운데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가장 많이 늘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늘리면서 연체액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연체율 증가세는 크지 않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올해 4월 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액은 1조900억원으로 케이뱅크(3500억원)과 토스뱅크(6300억원)를 합한 것보다 많았던 반면, 연체율은 지난해 말 0.49%에서 소폭 증가한 0.58%에 그쳤다.
이렇게 외형 성장을 지속해가던 카카오뱅크는 최근 대주주인 카카오에 발목이 잡혔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진출을 위해 금융당국에 허가를 신청했지만 대주주의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로 허가를 보류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카카오가 하이브의 SM 지분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 주식을 대량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으로 검찰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아직 해당 사건에 대한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가 사실로 밝혀져 형사처벌을 받게되면 카카오는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 경우 금융당국은 지분 매각 명령 등을 내릴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규정된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는 근거 때문이다.
앞서 삼성카드도 비슷한 이유로 수년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막혔었다. 삼성카드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암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금융당국 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가 중단된 것이다. 하나금융 계열사 4곳(은행, 증권, 카드, 핀크)도 과거 시민단체로부터 형사고발을 당했다는 이유로 허가 심사가 보류됐었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는 당분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만약 카카오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사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후광효과를 누리면서도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가가 가장 큰 문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8월 공모가 3만9000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한때 1주당 가격이 9만원대까지 올랐지만 1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2만5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공모가 대비로는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여기에는 대주주인 카카오의 영향도 컸다. 지난해 10월 카카오가 입주해 있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뱅크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하면서 카카오 계열 상장사들의 주가가 모두 급락했다.
일단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별개로 자체적인 성장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프로젝트 관련 인력을 모집하며 신용카드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뱅크는 자체적인 신용카드 없이 KB국민·삼성·하나·우리카드 등 전업카드사들과의 제휴 로 신용카드를 출시해왔다. 제휴 신용카드 발급 건수만 64만 장에 발하는 등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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