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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신고…CJ제일제당과 납품가 갈등 8개월째 진행 중

[톱데일리] 쿠팡이 CJ올리브영(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쿠팡은 앞서 CJ제일제당과 납품가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올리브영과도 마찰을 빚게 되면서, 쿠팡과 CJ그룹 간 기싸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쿠팡 측은 올리브영이 뷰티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납품업체에게 납품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등 지속해서 거래를 방해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쿠팡은 신고서를 통해 "올리브영이 취급하는 전체 상품의 80%는 중소 납품업체들인데, 올리브영의 행위는 거래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배타적인 거래를 강요하고 다른 사업자와 거래를 방해하는 '배타적 거래 행위'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쿠팡에 납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던 수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압박을 받아 거래를 포기해왔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의 진출을 막은 이유에 대해 "올리브영이 쿠팡을 경쟁 상대로 보고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올리브영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쿠팡의 내용이 사실일 경우, 이는 대규모유통업법 13조 위반에 해당된다. 대규모유통업법 13조에 따르면 유통업체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배타적 거래 강요를 금지하고 있다.

대규모유통업법 부당 행위를 가릴 경우, 우월적인 지위 성립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올리브영이 매년 2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국내 대표 헬스앤뷰티(H&B) 기업이며, 현재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업체 철수로 시장 점유율 90%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쿠팡의 신고가 향후 올리브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업계 이목이 쏠린다. 올리브영은 쿠팡 신고에 앞서 이미 지난 2월부터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업체에 대한 납품을 방해한 혐의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이로 인해 쿠팡의 신고가 앞서 진행되는 조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올리브영은 연이어 납품업체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와 관련된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쿠팡과 CJ그룹의 갈등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은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올리브영에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쿠팡과 납품가로 인한 마찰이 생겼고, 갈등을 8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무리하게 납품가를 낮췄다고 주장했으며, 쿠팡은 CJ제일제당이 과도한 요구를 했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의 갈등으로 인한 여파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올리브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의 모든 상품은 8개월째 쿠팡 내 직매입이 중지된 상태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기준 CJ제일제당 온라인 매출 비중은 13%로 전년 동기 대비 1%p가 하락하기도 했다.

쿠팡이 CJ제일제당에 이어 올리브영과의 분위기가 좋지 않자, CJ그룹과의 기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CJ그룹은 이마트, SSG닷컴, G마켓 등 신세계 유통 3사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쿠팡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도 쿠팡과 유통 매출 1위 자리를 놓 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반(反) 쿠팡 전선을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이 향후 반(反) 쿠팡 전선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J그룹은 네이버, 11번가 등 쿠팡의 이커머스 경쟁업체와 협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네이버 '도착보장관'에 입점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11번가와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