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 된 'K-게임 텃밭', 희비 갈린 중국 진출 성적표
입력 : 2023.09.06 17:20:52
제목 : 옛말 된 'K-게임 텃밭', 희비 갈린 중국 진출 성적표
넥슨 '블루아카이브'·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등 기대 이하 성과
中게임 개발력·이용자 눈높이↑…출시 앞둔 데브 등 현지화 총력[톱데일리] 중국이 한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재개한 가운데 다시 진출한 중국시장에서의 한국산 게임들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과거부터 '한국게임 텃밭'으로 불릴 정도로 출시하는 K-게임마다 중박 이상의 성과를 냈던 지역이다. 하지만 다시 열린 중국 게임시장은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한국 게임 학습화로 개발력은 이미 한국을 뛰어 넘었고, 이용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면서 중국시장에서 고전하는 K-게임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에 게임을 내놓은 넥슨, 스마일게이트,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들은 탄탄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현지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꾸준히 늘려 나가겠다는 각오다.
◆ 넥슨, 메이플M 선방…블루아카이브는 초반 흥행 실패
앱 마켓 매출 집계 사이트 '앱매직'에 따르면 지난 달 초 중국에 출시한 넥슨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아카이브'가 현지 마켓 통합 매출순위 86위를 기록하고 있다. 블루아카이브에 앞서 6월 론칭한 스마일게이트의 서브컬처 게임 '에픽세븐'의 순위는 75위다.
두 게임의 성적은 예상을 다소 빗겨간 결과다. 블루아카이브는 출시 전 사전예약자 약 425만명을 동원했고, 사전예약만으로 중국 앱마켓 인기 1위를 기록했던 타이틀이다. 에픽세븐도 사전예약자 약 400만명을 달성하고, 출시 직후에는 한때 매출 9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상위권에서 빠르게 밀려났다.
증권가에서도 두 게임의 사전예약 흐름을 두고 정식 론칭 후 약 70~90억원 가량의 일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두 게임 모두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인기가 높은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이고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증명된 IP(지적재산권)라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지난 달 중순 출시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과 6월 출시작인 넷마블의 '신석기시대'가 각각 매출 5위와 15위에 랭크, 한국게임의 자존심을 지킨 모양새다. 7월 중국에 출시된 스마일게이트의 PC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의 경우,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가 운영하는 게임 플랫폼 '위게임' 내 인기 순위 5위, 올해 출시한 게임 중 인기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의 경우, 장르 특성상 초반 성과만으로 결과를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에서도 '중국 출시=흥행'으로 통하던 과거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과거 '미르의전설(위메이드)', '던전앤파이터(넥슨)',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등 국산게임들은 중국에서 국민 게임으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중국 게임기업들에서 국산 게임을 모작하거나 베끼기가 성행하는 등 개발력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현재는 한국게임 베끼기, 한국 게임사 투자를 통한 노하우 학습, 중국 정부의 지원 등으로 큰 발전을 일궜다. 자국 게임의 수준이 높아지니 중국 이용자들의 눈높이도 함께 올라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수백명의 개발인력과 수백억원대 개발비가 투입되지만, 중국은 국내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인력과 개발비를 들인다"며 "이미 규모와 개발속도 면에서 중국을 따라잡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현지 이용자들의 눈높이도 올라간 만큼 한국 게임이라고 해서 예전만큼 기대감이 높지 않은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서브컬처 게임의 경우, 장르 특성상 초반 성과만으로 결과를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서브컬처는 서비스 운영이나 콘텐츠 업데이트에 따라 추후 매출이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며 "중국 출시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늦게 시작된 만큼 업데이트를 빠르게 진행해 다른 지역과의 스토리 진행 시차(미래시)를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블루아카이브는 2021년 일본 출시 당시에도 경쟁에서 밀리며 앱마켓 차트아웃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하프 애니버서리 개편과 스토리 업데이트 이후 반등에 성공하더니 매출 1위 역주행은 물론 현재까지도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2022년 0.5주년 업데이트부터 반등에 성공해 현재까지도 업데이트마다 차트 역주행을 이뤄내고 있다.
블루아카이브는 약 1년 늦게 출시한 중국에서도 한국, 일본과 동일한 서비스 업데이트 순서를 계획하고 있다. 또 앱스토어에서 현지 인플루언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의 검색량과 언급량을 수치화한 '피처링 스코어' 순위도 5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블루아카이브 개발사인 넥슨게임즈 관계자는 "블루아카이브는 한국과 일본에서도 초반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업데이트, 이벤트 등으로 입소문을 타며 반등에 성공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업데이트 순서를 계획하고 있고 현지 인플루언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마케팅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도 운영과 서비스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 회사 관계자는 "서브컬처 게임이 업데이트에 따라 매출이 변동이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계획하고 있는 스토리나 현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넷마블·데브시스터즈 등 연내 중국 출격
넷마블과 데브시스터즈 등도 올해 중국시장에 신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로 초반부터 중국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각오다.
넷마블은 이달 중 '일곱개의 대죄'를, 4분기 말엔 '제2의 나라:크로스 월드'를 중국에 출시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퍼블리셔와 소통하며 출시 일정에 맞게 현지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출시 이후에도 중국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다양한 현지화 콘텐츠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쿠키런:킹덤'의 중국 출시를 앞둔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24일까지 현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2차 CBT(비공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2차 테스트가 시작된 직후에는 중국 주요 앱마켓 '탭탭'과 대표 소셜미디어 '웨이보' 예약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지난 1차 테스트에서 현지화 보이스 콘텐츠, 중국 민속 악기로 새롭게 녹음된 왕국 BGM 등 중국 게임 시장 특성을 고려한 현지화 콘텐츠로 참여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며 "이후로도 현지 퍼블리셔와 함께 킹덤의 독창성을 알리는 등 출시를 위한 행보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들 외에도 ▲메이플스토리H5(넥슨) ▲서머너즈워(컴투스) ▲그랑사가(엔픽셀) ▲클럽오디션(티쓰리엔터테인먼트) 등의 국산게임이 중국 서비스를 위한 판호를 발급 받은 상태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rlqm93@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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