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페퍼저축銀 인수 저울질?…OK금융 “복수 저축銀인수, 적극 협상중”

류영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ifyouare@mk.co.kr)

입력 : 2025.06.16 14:21:25 I 수정 : 2025.06.16 15:11:43
서울의 한 OK저축은행 앞. [사진 = 연합뉴스]
저축은행 업계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동시 인수를 추진하며 ‘구원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현재 OK금융은 두 저축은행 모두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수합병(M&A)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상황에서 두 저축은행들이 정리대상으로 언급되는 만큼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OK금융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당시 구조조정 목적으로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가교저축은행인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탄생시켰고, 지난 10년간 금융당국과 협약한 ‘저축은행 건전경영과 이해상충방지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며 부실 저축은행 정리 및 저축은행 산업발전에 일조했다.

이번 상상인·페퍼저축은행 인수가 이뤄지면 지난 2014년에 이어 두번째로 부실 저축은행 해결사로 나서며 업계 리더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마친데 이어, 올해 3월에는 페퍼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도 진행했다. 이후 양사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재평가, 자산의 감가상각 인식 등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한 적정가격을 제시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OK저축은행이 이미 서울·충청·전라 3개 권역의 영업권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인천·경기도 권역의 영업권을 가진 상상인과 페퍼저축은행 모두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한 곳만 인수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했다.

더욱이 녹록치 않은 대내외 금융환경 지속으로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M&A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OK금융만이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보니, OK금융이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 헐값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섞인 해석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한 M&A 규제완화 기조에도 업황 부진이 이어지며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만큼 OK금융 내부에서는 금융당국의 부실 저축은행 정리 기조에 적극 협조해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자는 방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OK금융은 2개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OK금융은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의 실사가 끝난 직후에 곧바로 상상인 측에 가격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3~4개월 가량 딜과 관련한 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딜 클로징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 IB업계 전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OK금융 내부에서는 단기 수익성보다 저축은행 업계의 중장기적 시장 신뢰 회복과 건전성 제고에 무게를 두고 두 저축은행을 동시에 인수하는 방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능하면 복수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 업계내 부실 리스크를 더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정책에도 적극 부응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OK금융 관계자는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부동산PF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해 보수적 재평가를 마쳤고, 실사결과에 따른 적정 인수가격을 제시했다”며 “서민금융 대표기업으로서 업계 구조 조정에 책임감 있게 동참하겠다는 방침 아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앞으로도 저축은행 인수에 있어 적극적인 협상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M&A가 성사될 경우 부실 저축은행의 질서있는 정리와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신뢰 회복, 건전성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더욱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지속됨에 따라 저축은행 인수에 대한 사모펀드나 컨소시엄 관심이 전무한 상황 속에서 저축은행업에 정통한 금융사들이 인수합병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금융권 진출을 꿈꾸던 유수의 기업들이 저축은행 인수를 타진하던 시기도 있었으나 저축은행 시장 악화와 타 업권 대비 높은 수준의 규제로 인해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관심도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현재 OK금융이 유일하게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유일한 기업인데, 금융당국의 협력속 실질적인 인수합병이 이뤄진다면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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