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수익 내려면 베팅 뿐”…서학개미 1월 3배 하락 상품에 몰렸다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1.31 11:16:04
뉴욕 증권거래소 <사진=CNN>


계묘년 첫달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증시 상승보다는 하락에, 단기채보다는 장기채에, 투자등급 회사채보다는 하이일드 회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익률이 추종지수 등락폭의 3배로 결정되는 상품들이 상위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미국주식 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대비 상승보다는 하락에 투자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지난해 12월에는 ICE반도체 지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ETF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을 6860만2380달러 사들여 해당 ETF가 순매수 상위 종목 3위에 올랐지만 이달에는 같은 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ETF ‘디렉시온 데이릴 세미컨덕터 베어 3X(SOXS)’가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순매수 금액은 1억3752만3623달러로, 매수 강도도 더욱 강해졌다. 나스닥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ETF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가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에 올랐던 지난달과 달리 1월에는 나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가 4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띄었다.

시장 금리가 올해 들어 하락하면서 채권 ETF는 여전히 순매수 상위 종목에 다수 이름을 올렸는데 만기가 단기채에서 장기채로 늘어난 것이 특징적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만기가 1-5년인 중장기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 ‘아이셰어즈 1-5년 투자등급 회사채(IGSB)’가 순매수 상위 5위를 차지했는데 1월에는 그보다 만기가 긴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가 순매수 상위 5위에 등극했다. IGSB의 평균 만기는 2.61년인데 반해 LQD는 8.39년이다.

또 다른 트렌드는 하이일드(투자부적격 신용등급, 정크본드) 채권 ETF 매수가 늘어난 것이다. 하이일드 채권 매수 증가는 장기채 ETF 매수세보다는 뚜렷하지 않지만 순매수 상위 10위권 내(7위)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ETF가 등장한 것 자체가 특징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이일드 채권 투자가 늘어난 것은 증시 지수가 상승한 배경과 유사하다. 시중 금리가 하락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시장이 덜게 됐고, 기업들의 부도 리스크도 줄어들 것이라 판단한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이 낮으면서 금리를 많이 주는 채권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와 미국국채 간의 수익률 차이를 의미하는 스프레드도 올해 들어 4.7%대에서 4.2%대로 떨어지는 등 하이일드 회사채 투자자들은 수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채권 ETF 투자 추이와 관련해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 나오기도 한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금리의 추세 하락이 임박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들이 많고, 인플레이션 안정과 마지막 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듀레이션(만기)을 늘리는 전략은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유지하라고도 조언했다. “연준 긴축의 여파가 크레딧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고, 하이일드 중심으로 약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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