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점찍은 '한화 3남' 김동선, 입지 강화할까
입력 : 2023.09.22 16:06:24
제목 : 로봇 점찍은 '한화 3남' 김동선, 입지 강화할까
유통 사업 그룹 내 비중 2% 불과…호텔·백화점과 로봇 시너지 관건 [톱데일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전무)이 햄버거, 이베리코에 이어 로봇을 점 찍고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유통 사업을 맡고 있는 김 전무는 현재 형들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신사업 성과를 앞세워 그룹 내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오는 10월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한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가 로봇 사업 가운데 협동 로봇과 AGV(무인운반차) 사업을 분리해 독립하는 신설 법인으로, 한화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함께 투자하는 조인트벤처 형태로 출범될 예정이다. 지분 구조는 한화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 32%로 구성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약 21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김 전무가 주도하는 신사업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근 김 전무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온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한화가 직영하는 스페인 농장에서 키운 이베리코 상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파이브가이즈와 이베리코 사업은 김 전무가 기획부터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파이브가이즈 론칭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신사업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당시 김 전무는 "이베리코는 갤러리아에 최고의 제품을 들이기 위해 진행한 소규모 사업"이라며 "조만간 획기적인 신사업을 하게 될지 많이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무가 언급한 획기적인 신사업이 로봇 사업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로봇과 유통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바리스타, 요리 푸드테크(음식, 기술의 합성어) 등 로봇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푸드테크는 로봇을 포함해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기술이 더해지면서 최근 유통업계 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사업이기도 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호텔 뿐만 아니라 외식 전문 자회사인 더테이스터블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도 로봇을 도입할 수 있다. 또 김 전무가 함께 맡고 있는 갤러리아 점포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김 전무가 로봇 사업을 앞세워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봇사업은 한화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미래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로봇 사업 일부를 분사해 호텔계열사와의 합작으로 신설 법인을 설립한 것을 두고 김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김 전무는 그룹 내 존재감이 크지 않은 편이다. 김 전무가 맡고 있는 유통 사업은 그룹 내 입지가 미미한 수준이다. 김 전무가 이끌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7360억원)와 한화갤러리아(5413억원) 지난해 매출액을 합하면 총 1조2773억원으로 한화 전체 매출(61조원)의 2%에 불과하다.
김 전무는 형들과 비교해도 사업 규모가 작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방산 및 에너지 사업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 사업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과 김동원 사장의 한화생명은 지난해 매출액이 각각 13조6539억원, 33조7000억원으로, 유통 사업에 비해 덩치가 훨씬 큰 편이다.
상대적으로 형들과 비교해 그룹 내 존재감이 덜한 김 전무는 신사업 성과가 더욱 절실하다. 로봇 시장이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8600원에서 오는 2025년 2조8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44조원 수준이며, 오는 2027년 17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무는 LG, 두산 HD현대 등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LG전자는 로봇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를 앞세워 현재까지 13개의 협동로봇을 선보이며 앞서가고 있다. HD현대는 올해 초 현대로보틱스 산업용 로봇을 공개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한화로보틱스 투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고 있는 숙박, 레저, 식음료 사업장에 활용가능한 미래 기술에 직접적으로 투자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음식 조리,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에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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