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많은 증권사 성과급·배당 신중해야"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입력 : 2023.01.31 17:36:26
이복현 금감원장 경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증권사라면 성과급과 배당 지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31일 경고했다.

이 원장은 이날 금융감독원 임원회의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단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의 경우 임직원 성과급 지급이나 현금배당 등에서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높은 증권사는 향후 부동산시장 상황과 리스크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후 성과보수를 합리적으로 산정·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독당국도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성과보상 체계의 적정성 등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은 원칙적으로 개별 기업이 경영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단기 금융시장 경색 국면에서 KBD산업은행 등 외부에서 유동성을 지원받는 일부 증권사가 배당함으로써 부담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책임 있고 사려 깊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의 이날 발언은 단기 자금시장 경색 국면이 연말 연초를 지나면서 많이 해소된 상태지만 지난해 말 위기 상황을 간과하고 성과급·배당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자금시장 경색으로 증권가에서는 유동성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고 실제로 몇몇 증권사는 정부의 긴급 지원책을 통해 이를 벗어나기도 했다.

시장이 다소 나아지기는 했으나 국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시장 상황과 리스크에 먼저 충분히 대비한 뒤 성과 평가를 하라는 얘기인 셈이다. 그만큼 금감원이 이에 해당되는 사례를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원장은 지난해 8월 일부 자산운용사 대표에 대해 '차명투자'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중 한 명이 유튜브를 통해 근황을 알리자 임원회의에서 이를 질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이 원장은 연이어 제기된 자산운용사 경영진의 부적절한 사익 추구 의혹 등과 관련해 "고객의 투자자금을 관리·운용하는 자산운용업은 무엇보다 시장과 투자자 신뢰가 근간이 되어야 하는 산업"이라며 "옛 속담에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고 했듯 경영진 스스로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도덕적 잣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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